환경부 소속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신진수)는 시내버스 회차지 인근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와 버스사업자 등을 상대로 버스 소음과 매연·먼지로 인한 정신적 피해 배상을 요구한 사건에 대해 약 184만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버스 회차지에서 발생하는 야간 소음이 사람이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12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는 전날인 11일 피해자들이 호소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개연성을 인정해 배상을 결정하고 당사자들에게 결과를 송달했다.
앞서 광주광역시 북구 동림동에 거주하는 주민 2명(이하 신청인)은 인근 시내버스 회차지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매연·먼지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광주광역시와 지역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운수회사(이하 피신청인)를 상대로 피해 배상을 요구했다.
배상을 신청한 주민들은 회차지 5m 거리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2006년부터 회차지에 진입하는 버스에서 배출되는 매연과 소음으로 수면을 방해받고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정신적 피해를 겪었다고 호소했다.
지자체와 버스사업자 등 피신청인은 민원이 제기되자 회차지 이전을 검토하고 소음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항변했다. 대체부지 확보 등의 문제로 인해 회차지 이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회차지 길을 아스팔트로 포장하고 회차지 경계부에 360그루의 나무를 심는 등 환경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주장이다.
위원회는 이에 소음·진동 전문가를 통해 회차지 현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야간 소음도는 54㏈(A)로 수인한도(피해 발생 시 서로 참을 수 있는 한도·45㏈(A))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적 피해의 개연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매연·먼지로 인한 피해는 인정되지 않았다. 버스사업자가 운행한 시내버스가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로 매연 발생이 극히 적고, 3년간 운행 자동차 배출가스 정기검사를 실시한 결과 일산화탄소, 탄화수소가 모두 기준 이내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위원회는 신청인의 버스 운행 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인정하고, 신청인이 불편을 겪은 차량 소음의 크기 및 실제 피해기간과 피신청인의 시내버스 운행에 따른 공공의 편익, 회차지 노면 아스팔트포장과 주차방식 변경 등의 피해저감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자체와 버스사업자 등이 공동으로 총 184여만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신진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은 "지자체에서 버스 회차지에 대한 적정한 입지 선정 및 운영 시 방음벽 설치 등 환경피해를 저감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위원회에서는 도로, 철도 등 교통분야에서 발생하는 환경피해의 구제를 위해 적정한 조정방안을 연구하고 피해배상액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