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시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종을 노린 10대들의 차량 절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11일 현지 외신에 따르면 밀워키시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총 2949건의 차량 도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현대차(947건)와 기아(973건)가 총 1920건으로 65%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엔 총 1201건의 절도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 중 현대차(58건)와 기아(34건)는 7%에 불과했다. 전체 절도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에 비해 현대차·기아를 노린 범죄는 더 많이 늘었다. 폭스6밀워키 뉴스는 “차량 탈취가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주로 10대로, 도난 차량을 이용해 다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경찰은 범죄 확산을 막기 위해 운전대(스티어링 휠)의 잠금 장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자동차 도난을 당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는 기사도 게재하고 있다. 차량을 도난당한 밀워키 시민들이 모인 페이스북 그룹도 있을 정도다.
이들이 노린 차량은 기아의 2011년식 이전 모델과 현대차의 2015년식 이전 모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난범들은 인적이 드문 오후 8~11시께 창문을 부수고 차량 내부로 진입한다. 그 후 운전대의 지지대(스티어링 칼럼)를 이용해 시동을 걸고 도망간다. 절도에 걸리는 시간은 1분~1분30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이 켜지면 경보음은 금세 꺼진다. 혹은 잠시 정차한 차의 운전석에 올라타 달아나기도 한다.
현지 경찰은 추가 범죄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현대차·기아 차종이 왜 타깃이 되고 있는지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 보안 전문가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자 열쇠(key fob·스마트 키) 없이 운전을 할 수 있는 시스템 결함이 문제로 보인다”고 했다. 현지 언론은 “밀워키 경찰은 현대차·기아에 차량 리콜을 요청했다”며 “간단한 보안 솔루션 프로그래밍을 다시 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