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상승에 대출도 얼었다…우리은행, 전세대출 제한[이슈+]

입력 2021-05-11 11:14
수정 2021-05-11 11:36
전세값 급등 영향에 우리은행의 2분기 전세자금대출 한도가 소진됐다. 아파트 전세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다른 시중은행으로 전세자금대출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신규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제한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의 2분기 한도가 이미 소진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상품별로 한도를 정해 관리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전세 대출 신청에서 취소분이 나오면 대출이 가능한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앱으로 비대면 신청하는 고객에게도 상담원 연결을 통해 해당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1조4729억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42%(약 6조3542억원)나 급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대출 잔액은 2조2932억원이나 늘어난 수준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전세대출 우대금리 항목을 줄이면서 대출량을 조절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3월 '우리전세론(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서 담보 대출)'에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기존 0.4%에서 0.2%로 낮췄다.

아직 다른 시중은행인 신한·국민·하나은행에선 전세자금대출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품별 한도를 두지 않고 모든 대출 총량에 대한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은 정상적으로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 전세대출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의 지난달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2조6660억원으로 작년 4월 대비 24.1%(4조4058억원) 늘었고, 신한은행은 26조5292억원으로 20%(4조4749억원) 증가했다. 하나은행도 22조4785억원으로 47.3%(7조2216억원)이나 늘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7% 상승했다. 지난달 26일 기준으로도 0.18% 올랐다.

전세 공급 물량이 부족하면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3일 기준 152.0으로 한 달 전 대비 14.7포인트 상승했다. 지수가 150을 넘은 것은 3월8일(153.7) 이후 두 달 만이다. 전세수급지수는 200에 가까울수록 전세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7월부터 시행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규제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일부 수요가 전세대출로 옮겨졌다는 분석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