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위력…도지코인 국내 거래량 한달새 15배 '껑충'

입력 2021-05-11 07:35
수정 2021-05-11 07:37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한마디로 몸값을 올린 가상화폐 도지코인의 국내 거래량이 최근 한 달 새 15배나 불었다.

11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원화 시장에서 도지코인의 지난달 거래량은 총 2795억7500만개였다. 한 달 전(181억3400만개)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1441.7%나 급증한 셈이다.

국내 거래소 중 이용자 수와 거래대금으로 최대 수준인 업비트에서도 도지코인의 성장세가 확인되는 것이다. 도지코인은 업비트 원화 시장에 올해 2월24일 상장했다. 상장 당일 87억개 가량 거래됐고, 3월까지만 해도 24시간 거래량은 대체로 10억개를 하회했다.

도지코인 24시간 거래량은 4월 들어서야 다시 10억개 수준을 회복했다. 4월16일엔 441억6400만개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튿날 오전 8시께 도지코인 거래대금은 17조원을 넘었다. 전날 하루 코스피 거래대금(15조5421억1100만원)과 4월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14조9372억180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4월 중순 도지코인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머스크의 언급 때문이었다. 머스크는 15일 'Doge Barking at the Moon'(달을 향해 짖는 도지)이라는 짧은 글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이 영향에 도지코인 값은 업비트 원화 시장 기준으로 15일 47.1%, 16일 104.8%으로 각각 치솟았다.

이후에도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행보를 중심으로 가격과 거래량이 급등락했다. 머스크와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 마크 큐번 등 억만장자들이 잇따라 관심을 보이면서 다시 가치를 높였다.

다만, 머스크가 NBC방송의 간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한 뒤 도지코인은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잠시 주춤했다. 머스크는 8일(현지시간) SNL에 출연, 도지코인을 소재로 한 콩트를 선보였다. '도지코인은 사기인가'라는 질문에 "맞다, 사기다"라고 답하자, 도지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업비트에서 도지코인은 일간 기준으로 8일부터 연일 하락하고 있다. 9일엔 달러 기준으로 0.50달러선도 무너지며 30% 이상 급락했다. 머스크의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한 민간 기업의 달 탐사 계획에서 도지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한 만큼, 향후 추세는 바뀔 수도 있다.

업비트에서 도지코인 가격은 최근 1개월새 676.19% 급등했다. 전체 가상화폐 중 기간 상승률 1위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