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시장 선점 경쟁은 해외에서도 치열하다.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아직 없다. 과거 석유사업을 주도한 ‘오일 메이저’가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이 많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대표적이다. BP는 지난 3월 연 26만t 규모의 ‘블루수소’ 생산 플랜트를 짓기로 했다. 북해에 있는 천연가스전을 통해 수소를 추출, 대량 생산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BP는 수소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약 98%를 포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에퀴노르는 세계 최초로 100% 수소 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SSE서말과 함께 영국 험버 지역에 두 개의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900㎿급 수소 화력발전기 두 기를 통해 1.8GW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정유사인 중국 시노펙은 최근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핵심이 수소사업 확대다. 현재 10곳에 불과한 수소충전소를 5년 안에 1000개로 늘리고,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에 사용되는 수소차량에 하루 500㎏의 수소를 공급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역시 천연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통해 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람코는 한국 에쓰오일을 통해 수소 원천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쉘, 렙솔, 지멘스, RWE 등의 유럽 기업은 해상 풍력에서 생산한 전기를 이용,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추출하는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일제히 가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쉘, 에퀴노르, RWE 등은 네덜란드에서 10GW 이상의 해상풍력 기반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는 2050년 최종 에너지 세계 수요의 약 7%를 수소가 감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