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전날 달랑 3명 맞았는데…"차질없는 접종은 평가받아야"

입력 2021-05-10 17:40
수정 2021-05-11 03:25
지난 9일 코로나19 백신을 1차 접종한 사람이 3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 불균형으로 백신 1차 접종이 사실상 중단되는 ‘백신 보릿고개’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신규 1차 접종자는 3명이었다. 주말에 접종 건수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해도 평소 주말보다 대폭 줄어든 수치다. 같은 일요일이었던 지난 2일과 4월 25일 1차 접종자는 각각 1561명과 6140명이었다. 정부가 목표로 내건 ‘4월 300만 명 접종’을 달성한 직후 1차 접종자 수가 급감했다.

이마저도 2차 접종에서 잔량이 생기자 대기자에게 접종한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센터에서 2차 접종 물량으로 맞히다 3명분이 남아서 1차 접종 대기자용으로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1차 접종 수가 쪼그라든 건 백신물량 부족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24만3000회분, 화이자 65만 회분 등 총 89만3000회분이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2차 접종에 투입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300만 명 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차 접종을 대폭 늘리는 과정에서 2차 접종분까지 끌어다 쓴 게 화근이었다. 전날 신규 2차 접종 건수는 4734건이었다.

방역당국은 오는 17일부터 백신을 맞은 뒤 중증 이상반응이 발생했지만 인과성 근거가 불충분해 보상받지 못한 환자에게도 1인당 최대 1000만원 한도로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백신 접종) 목표를 상향해 6월 말까지 1300만 명 이상, 9월 말까지 접종대상 국민 전원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겠다”며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좀 더 접종이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백신 개발국이 아니고 대규모 선투자할 수 없었던 우리 형편을 감안할 때 계획대로 접종하는 것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아/임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