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10일 “큰일을 앞둔 지금은 경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관록 당대표론’을 내세우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초선 당대표론’을 이끌고 있는 김웅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송파갑을 미래 세대인 청년 후보에게 양보하겠다며 승부수를 띄웠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이 ‘세대교체’와 ‘도로 영남당’ 논쟁으로 가열되고 있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대선까지 10개월도 남지 않아 시간이 많지 않다”며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험 있는 유능한 선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원내대표·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이미 당의 모든 현안을 파악하고 있기에 끊김 없이 일을 이어갈 수 있다”며 “야권 대통합과 안정적인 대선 관리에 제가 장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이어 “원내대표, 특임장관, 청와대 정무특보 등 당·정·청에서 여러 어려운 일을 경험했다”며 “그러면서도 5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시대의 흐름을 읽으려 노력했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로 영남당’ 논란에 대해서는 “출신 지역을 놓고 얘기하는 건 퇴행이고 분열주의”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지역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옛날 방법”이라며 “누가 더 혁신적이고 당을 통합할 수 있는지, 이것을 놓고 토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당이 수도권 당대표·원내대표를 가지고 있을 때 성과가 어땠는지 이미 나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다음번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송파갑을 청년 후보에게 양보하겠다면서 ‘세대교체론’에 불을 지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것을 희생하려는 각오가 아니면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송파 주민들이 양해해주시면) 다음 총선 때 송파갑은 유망한 청년 후보 중 한 명이 대표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당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사람은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청년들에게 양보해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이 아니라 내일을 위해 싸워야 하고, 우리의 내일은 바로 미래 세대”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다른 글을 통해서도 세대교체를 통해 정치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앞서 ‘일찍 피는 꽃은 일찍 진다’며 초선대표론에 부정적 뜻을 밝힌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향해 “칼바람 속에서도 매화는 피고, 그 첫 번째 꽃이 피지 않으면 겨울은 끝나지 않는다”며 “저는 매화처럼 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맡은 5선의 황우여 전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3선의 윤재갑 의원이 부위원장을 맡았고, 김재섭·천하람 등 청년 정치인을 포함한 9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성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