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학교에 다닐 때 일이다. 수업시간에 꼭 한쪽 가슴을 누르면서 강의를 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이른바 ‘가슴앓이’라는 병증이었던 것으로 짐작이 간다. 가슴 통증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만성적으로 계속 진행될 때도 있으니 원인을 살펴보자.
가장 흔한 것은 역시 삐끗하거나 다친 경우다. 갈비뼈 사이에 있는 근육이 경직돼 나타날 때가 있고, 그 사이에 있는 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흉골 연결 부위는 말랑말랑한 물렁뼈로 돼 있기 때문에, 자그마한 충격에도 금이 가는 골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때 통증 부위가 어느 한 지점에 국한되는 것이 특징이다.
명치부터 가슴 중앙이 아픈 경우가 있다. 보통 화끈하면서 타는 듯한 통증이 생기면서, 누울 때 더 심하게 통증이 나타나면 ‘역류성 식도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흔히 밥 먹고 급체했다고 얘기할 때도 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밥 먹고 바로 누워서 생긴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일 때가 더 많다.
양옆 겨드랑이와 옆구리 쪽으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고, 호흡이 곤란한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심호흡이나 기침을 하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는데, 기흉이나 호흡기 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한쪽 가슴으로만 통증이 나타나면서 띠 모양으로 포진이 생긴다면, 대상포진일 가능성이 있다. 초기에는 피부 변화 없이 통증만 생기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평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인한 통증은 생명과 관련 있기 때문에, 똑똑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단 손으로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있다고 얘기하는데, 어느 부위가 아프냐고 물어보면 특정 지점을 찾기가 어렵다. 대개 가슴 정중앙부터 왼쪽 어깨와 겨드랑이 및 팔 안쪽까지 방산통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심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있기 때문에 운동을 하면 증상이 악화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화병으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아팠다 안 아팠다 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각종 검사에서도 특별한 구조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한방 검사나 진맥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