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손정민 군 父, 아들 시신 첫 발견한 민간구조사에 전한 말

입력 2021-05-08 18:09
수정 2021-05-11 07:40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군(22)의 아버지 손현 씨(50)가 아들 없는 어버이날을 시민들과 함께 보냈다.

손씨는 8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시민들과 만나 이번 사건에 관심을 보여준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5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손씨는 "시민분들이 제게 선물을 주신다기에 이 기회에 감사를 표하려고 나왔다"며 "아들을 찾아주신 것에 감사 표시를 하니 이제 좀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일간 정민이가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우리 가족 일을 본인 일처럼 애통하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정민이가 입수한 원인을 철저히 밝히는 게 보답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는 정민 군 시신을 처음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 씨(54)주도로 만들어졌다. 이 자리에서 차씨는 손씨와 맞절을 한 뒤 "많은 국민들이 지지하고 외국에서도 위로의 말씀을 전하니 힘을 내시라"고 격려했다.

이에 손씨는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우리 아들은 아직 저기(한강)에 있었을 것"이라며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손씨는 "아들 없는 어버이날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며 "그래도 걱정 그만하라고 나타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포한강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정민 군 친구의 사라진 휴대전화를 찾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쓰레기 외에 별다른 물건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는 9일에도 수색 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일부 시민은 정민 군의 얼굴이 담긴 그림을 손씨에게 전하기도 했다. 선물을 받은 손씨는 "잘 간직하겠다"며 울먹였다.

현재 정민 군의 유골함은 손씨의 집에 모셔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