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강남 아파트에 특별공급 안 나온다 [신연수의 청약 ABC]

입력 2021-05-09 06:04
수정 2021-05-09 07:18

서울 강남권에서 ‘로또 단지’가 잇따라 쏟아진다. 이달 청약을 진행하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를 비롯해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잠원동 ‘신반포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방배5구역) 등이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단지들이다. 다만 이들 단지에서 특별공급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한 래미안 원베일리는 강남에서 오랜만에 나오는 단지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 교통과 학군, 백화점, 병원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한강변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총 2290가구 중 224가구(전용면적 46~74㎡)가 일반에 분양된다. 청약 당첨 때 인근 시세에 비해 10억원 이상의 차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단지에서 특별공급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특별공급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과거 고가주택 분양에서 ‘금수저 청약’ 논란이 불거지자 개정된 주택공급규칙에 따라 2018년 5월부터 9억원 넘는 주택은 모두 일반공급 대상이다. 원베일리의 3.3㎡당 분양가는 5669만원이다. 일반분양 물량 중 가장 작은 전용 46㎡(공급면적 18평)도 10억원이 넘는다.

이처럼 앞으로 강남권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선 특별공급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7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됐다. 하지만 강남권 아파트 분양가는 오히려 고공행진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아래에서 분양가는 택지비(땅값)와 기본형 건축비, 가산비의 합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최근 서울 집값이 급등함에 따라 공시지가도 상승하면서 택지비가 크게 올랐다. 업계에선 래미안 원펜타스와 신반포 메이플자이, 디에이치 방배 등 웬만한 강남 아파트의 일반분양가는 4000만원 중반~5000만원대에 정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전용 59㎡ 기준 분양가가 최소 11억~12억원에 달할 것이란 계산이다.

앞으로 강남권 아파트를 분양받고 싶다면 일반공급을 노리는 수밖에 없다. 60점대 중후반의 높은 청약 가점을 갖추고 있으면서 현금도 충분한 4050세대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9억원이 넘으면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입주 때 시세 15억원이 넘으면 주택담보대출도 불가능하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입주와 동시에 실거주 의무가 부과돼 바로 전월세를 놓을 수 없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신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