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AI 유전체 분석 추진…신약개발 돕는다

입력 2021-05-06 09:11
수정 2021-05-06 13:44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으로 인간 유전체(게놈)를 분석해 신약 개발을 돕기로 했다. 유전체는 생물 유전자의 집합체인 염기서열을 뜻한다. 특정 생물의 모든 유전 정보를 담고 있다.

6일 SK텔레콤은 AI를 활용해 인간 유전체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신약 타겟을 발굴하는 협약을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지니너스와 이날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약 타겟 발굴은 신약이 어떤 유전자나 단백질에 영향을 미치도록 개발할지 정하는 일로 신약 개발의 첫 단계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AI 자동화 플랫폼 메타러너를 활용한다. 메타러너는 각 분야별로 적합한 AI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니너스가 제공하는 유전체·임상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유전체 분석 AI 알고리즘을 짠다. 지니너스는 이 알고리즘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신약 타겟을 선별해 신약 개발을 위한 후보 물질을 정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협업하는 지니너스는 정밀의료·유전체 분석 기업이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 유전체 분석 기술을 보유했다. 수년간 확보한 유전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물정보학) 기법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치료에 특화된 유전체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양사는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 AI 알고리즘을 통해 인간 유전체 정밀 분석을 우선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환자들의 각종 장기·말초혈액에서의 병리학적 특성을 해석하고, 정보를 향후 치료제 개발과 맞춤형 정밀 의료 등에도 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유전체 분석 AI 알고리즘이 고도화하면 맞춤 항암 표적 치료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이날 내다봤다.

SK텔레콤은 "인간 유전체 정밀 분석은 암 진단과 치료, 심근경색이나 치매 등 각종 질환의 개인 맞춤형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한 사람의 정확한 유전자 분석을 위해 생산되는 데이터가 약 100GB에 달해 AI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인에게 특징적인 유전체를 정밀 분석하는 이번 프로젝트가 한국인의 질병 치료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임상유전체 시장 규모는 2019년 55억달러(약 6조2000억원)에서 2024년 135억5000만 달러(약 15조3000억원)로 연평균 19.8% 성장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임상유전체 시장 초기 단계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시장 성장세가 클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DTC(비의료기관용 개인 유전자 검사)가 일반화될 경우 이번 협업으로 구축할 솔루션이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김윤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인간 유전체와 생체 내 대사 물질, 약물 등간의 상호 작용은 매우 복잡하고 개인 간 차이가 있어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며 “SK텔레콤은 이번 유전체 연구 협력을 통해 인간 생명 현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인류가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여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는 “SK텔레콤의 인공지능 기술과 지니너스가 가진 유전체 빅데이터, NGS 기반 분석 기술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진단부터 치료까지 정밀의료 구현을 통해 암을 비롯한 난치병 극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