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미국행에 나섰다.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이 나온다.
황 전 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으로 간다"며 "껍데기만 남은 한미동맹, 더 방치할 수는 없다. 정부가 못하니 저라도 간다"고 밝혔다. 美 CSIS 초청으로 미국행 비행기 몸 실은 황교안이번 미국 방문은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황 전 대표는 한미관계, 대북정책 등과 관련한 CSIS 토론회, 세미나 등에 참여할 계획이다. 방미 일정은 7박 9일으로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과 정원석 비상대책위원이 동행한다.
황 전 대표는 "한미동맹은 세계에 전례 없는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이었다"며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는다는 말처럼 항상 함께했기에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에 기대 거는 일에는 지쳤다. 국민도 그렇고 저 역시도 마찬가지"라며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 회복, 제가 직접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황 전 대표는 이번 미국 방문을 계기로 정계 복귀 및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황 전 대표의 행보를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권성동 "정치 전면 등장? 설득력 부족하다 생각"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KBS 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꿈을 버린 줄 알았는데 여러 경로로 들어온 이야기를 보면 대권 도전 의지,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21대 총선 참패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실상 정치를 은퇴했는데 1년이 지났지만 지금 복귀할 명분이나 국민적 요구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본인 생각만으로 지금 정치 전면에 등장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당 의원이나 당원, 국민들도 의견이 저와 일치하는 것 같다"고 했다.
황 전 대표의 출국 하루 전에도 같은 당에서 정계 복귀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 3월 대선을 이끌 당 지도부 경선을 앞두고 당 대표였던 분,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혔던 분 등이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말씀을 간곡히 드린다. 책임 정치는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사과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여당과 우리가 다르고, 달라야 하는 점은 책임 정치여야 한다"고 적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