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 32.8% 증가…신한카드, 업계 1위 굳혔다

입력 2021-05-05 15:28
수정 2021-05-05 15:30
신한카드는 코로나 사태 가운데서도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내면서 신용카드 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 신한카드의 1분기 순이익과 영업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8%, 9.9% 증가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각종 비용을 절감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카드시장 포화 등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시도가 조금씩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점도 신한카드가 이번에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디지털 전환 통해 효율성 제고신한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8% 늘었다. 영업자산은 3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순이익이 대폭 늘어난 데는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598억원가량 줄어든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대손충당금은 대출금을 상환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돈을 말한다.

올 1분기 신한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96%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1.35%)와 2분기(1.26%), 3분기(1.24%), 4분기(1.04%) 등과 비교할 때 하향 추세가 뚜렷하다. 신한카드의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통해 가계 건전성 등 잠재 위험요인을 모니터링하고 위기 대응체계를 강화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신한카드는 우량 고객군 발굴 등 전략적 신용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머신러닝 기법 등 신기술이 활용되며 통신·상거래 데이터 등 이종 업종과의 빅데이터 분석기법도 사용됐다.

가령 신한카드는 경기에 민감한 자영업자와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특화 모형을 개발해 고위험군을 정교하게 관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코로나19 모형도 개발 중이다. 기존 금융 정보 위주의 신용 평가 모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대안 정보까지 접목한 머신러닝 모형이다.

신한금융그룹의 통합 리스크 관리 체제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대외 경제 지표는 물론 핵심 리스크 지표와 관리 현황에 대한 종합 모니터링 과정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대외 이슈 변화 등 다양한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신한금융지주의 ‘리스크 대시보드’가 대표적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고도화된 신용분석 기법을 통해 순이익 기여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업 효율성을 제고한 것도 이번 호실적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한카드는 디지털 중심의 채널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한 비용 절감을 적극 추진해 왔다. 모집부터 명세서, 승인 알림 등 업무의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고객센터와 챗봇을 활용한 상담 채널도 확대했다. 신한카드는 이 같은 디지털 채널을 통해 2019년 12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으며 지난해 250억원을 아낄 수 있었다.

신한카드는 올해도 400억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영업과 모집 등 전방 채널뿐 아니라 프로세싱 자동화 등 후방 채널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 걸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절감된 비용은 디지털 혁신과 신사업 발굴 등에 재투자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사내 ‘비용절감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해 작년에만 125억원의 비용 절감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8월, 3대 미래사업 선보인다신한카드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대표적인 사업 부문이 오토 금융 중심의 할부금융과 리스 사업이다. 할부금융업계 총자산은 지난해 기준 총 8조7303억원으로, 신한카드는 이 가운데 40.7%(3조5529억원)를 점유하고 있다. 리스 사업도 지난해 총 3조7584억원 규모의 업계 총 자산 중 신한카드는 62.3%(2조3407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신한카드는 월평균 3억 건의 카드 거래와 전국 270만 개 가맹점에서 나오는 빅데이터를 결합해 상권분석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유료 컨설팅 사업에 진출했다. 신한카드의 유료 데이터 컨설팅 사업 건수는 2020년까지 370여 건으로 작년 한 해에만 130여 건을 달성했다. 신한카드는 이종 사업자의 상품 서비스를 소개해 주는 플랫폼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사업 다각화 노력으로 신한카드의 총자산은 △2018년 29조4000억원 △2019년 32조5000억원 △2020년 34조5000억원 등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신한카드는 오는 8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를 맞아 ‘라이프&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미래 비전으로 삼았다. 8월께 ‘개인 고객 금융 플랫폼’, ‘마이데이터 기반의 종합 라이프 플랫폼’, ‘개인 사업자 금융 플랫폼’ 등 3대 미래 사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