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무상감자에 이어 1조원 유상증자 추진

입력 2021-05-04 17:06
수정 2021-05-04 17:29

삼성중공업이 주식 액면가를 5분의 1로 줄이는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한편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수 년 간 이어진 영업손실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에도 506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4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5대 1 비율의 액면가 감액 방식으로 무상 감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회사측은 감자 후 약 1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 증자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감자 후 회사의 자본금은 기존 3조1505억 원에서 6301억 원으로 줄어든다. 감자로 인한 납입자본금 감액분 2조5000억원을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해 자본잠식 우려를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6월 22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감자 승인을 받은 뒤 수권주식수 확대 등 유상증가 관련 사항을 의결할 예정이다. 액면 감액 무상감자는 발행 주식 수 변동없이 장부상 자본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가에 큰 악영향을 없을 것으로 증권업계에선 보고 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조원 규모로 실시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삼성전자(15.98%)를 비롯해 삼성생명(3.06%), 삼성전기(2.16%) 등이 증자에 참여해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6월 2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수권주식수 확대의 건이 승인된 후 상세 일정과 발행 주식수 등 세부사항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이날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1조5746억원에 50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248%였던 부채비율이 1분기 말 260%까지 상승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해졌다.

최근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가 이어지고 있으나 과거 수주한 선박 건조 과정에서 강재 가격 인상돼 원가가 상승하고, 공사손실 충당금 및 고정비가 상승하면서 손실을 기록했다. 재고자산 으로 보유중인 대형 드릴십 5척에 대한 평가손실도 장부에 반영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이 기사는 05월04일(16:5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