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 회복한 '68년 업력' 대한방직…'라이징 스타' 될까 [김은정의 기업워치]

입력 2021-05-04 13:36
수정 2021-05-04 14:31
하락세를 띠던 대한방직의 신용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산 매각과 사업구조 재편으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어서다. 한 때 대표적인 라이징 스타(투기 등급 탈피 기업) '기대주'였던 만큼 대한방직이 투자 등급으로 올라설 지에 시장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대한방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현재 BB인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대한방직은 꾸준히 BB+를 유지하다 2018년엔 처음으로 긍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 받았다. 한 단계만 신용등급이 오르면 투자 등급에 등극하는 만큼 대한방직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관심도 컸다. BB+와 BBB-는 단순히 한 단계 신용등급 격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에선 투기 등급에서 투자 등급으로 오른 기업을 라이징 스타라고 부르며 대우해준다.

하지만 지난해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한방직은 큰 타격을 입었다. 신용등급은 오히려 BB로 강등됐고, 부정적 등급전망 '꼬리표'까지 달게 됐다. 신용등급 하락세가 예고된 셈이다.

그러던 대한방직의 신용도가 올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진행해오던 사업구조 재편이 효과를 내기 시작해서다. 대한방직은 중국 등 후발국과 가격 경쟁 심화로 산업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자 구조적인 저수익성에 시름해왔다. 이 때문에 수익성이 저조한 사류 부문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상대적으로 고부가 제품인 포류 제품과 봉제품, 디지털날염, 온라인 매출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이 덕분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요 위축에도 외형이 확대됐다. 영업흑자 전환에서도 성공했다. 앞서 대한방직은 전주 공장 부지를 1978억원에 자광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으로 약 110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했다. 순차입금 규모와 부채비율도 안정화됐다.

이와 함께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던 중국 현지법인도 잇따라 매각했다. 계속된 영업적자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였던 중국 현지법인들이다. 이런 중국 현지법인들을 정리하고 나니 대한방직의 신용도를 억누르고 있던 직간접적인 지원 부담도 줄었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기존 날염보다 수익성이 높은 디지털날염 방식을 활용한 염색 가공을 일부 도입했는데, 수익성이 우수하다"며 "디지털날염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향후 관련 매출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2019년 이후 본격적으로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퀼트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게 시작해 지속적으로 관련 매출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이 기사는 05월04일(13: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