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과 달라진 오세훈…"유치원 무상급식, '빠르게'"

입력 2021-05-04 12:04
수정 2021-05-04 14:52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인해 직을 던졌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이번엔 유치원 무상급식을 추진한다. 그것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치원 무상급식, 그것도 '빠르게' 추진 강조오 시장은 4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후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자신의 국무회의 발언을 전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을 위해 시의회와 논의하에 정확한 급식단가의 산출, 지원 재정부담 산정 연구용역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유치원 무상급식을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 시장은 유치원 무상급식만 할 경우 어린이집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며 어린이집 급·간식비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해달라는 내용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어린이들의 급식비가 유치원 교육비나 어린이집 보육료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지만, 현행 급식비로는 질 높은 급식은 물론 간식의 질도 담보할 수 없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라며 "현재 12개 시도에서 교육청이 (유치원 무상급식) 재원을 부담하거나 교육청과 지자체가 재원을 분담하고 있으며, 유치원 무상급식을 추진함으로써 현행 교육비에 포함된 낮은 급식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어린이집 급식비 개선도 약속그는 "보건복지부 소관 어린이집과 교육부 소관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들의 급·간식비 차별은 부당하다"며 정부가 기준을 정하고 종합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면서 "이와 동시에 지방자치단체의 급·간식비 예산부담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주민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투표율이 저조해지면서 개표도 하지 못하고 오 시장은 직을 던졌었다. 이후 10년이 지난 가운데 '유치원 무상급식'을 전면에 내세우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선별적 복지'를 지론으로 내걸고 있는 오 시장도 지난 보궐선거 내내 무상급식에는 열린 입장을 내비쳤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이던 지난달 24일 '유치원 무상급식'의 조속한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무상급식 공약을 내세우며 오 시장을 압박했지만 그는 유연하게 대응했다.

오 시장은 당시 무상급식을 두고 "지금으로서는 정착된 복지정책 중 하나"라며 "교육현장에서 이미 뿌리를 내렸기에 재고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