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27년 만에 이혼을 발표한 빌 게이츠(66)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멀린다(57) 부부가 관할 법원에 이혼 합의서를 제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시애틀 킹카운티 지방법원에 제출한 이혼 신청서에서 "결혼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경에 이르렀다"며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를 합의했다"고 썼다.
다만 재산 분할 내용은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다.
빌 게이츠 부부의 재산분할은 2019년 이혼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그의 전 부인 맥켄지 스콧의 사례 처럼 간단치가 않을 것이라고 전망돼 왔다.
재산의 대부분이 아마존 주식이었던 베이조스와 달리 빌 게이츠의 자산은 여러 갈래로 쪼개져 있어서다. 스콧은 2019년 베이조스와 이혼하면서 합의금으로 베이조스가 보유한 아마존 주식의 25%(아마존 전체 주식의 약 4%, 약 39조원 규모)를 받았다.
빌 게이츠 부부의 재산은 약 14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 기준 빌 게이츠의 순자산은 세계 4위지만,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총 자산의 20% 미만에 불과하다. 빌 게이츠는 수년간에 걸쳐 자산 대부분을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으로 옮겼다. 또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를 떠난 이후 현재 그의 MS 지분은 1.37% 정도다.
빌 게이츠는 재산의 대부분을 자신의 투자회사인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이 투자회사는 캐나다 국영철도 'Canadian National Railway'와 미국 엔지니어링 기업 'Deere & Co'의 주요 투자자이며, 부동산과 에너지 기업에도 다수 투자했다.
이들은 1987년 멀린다가 MS에 입사하면서 처음 대면했으며 1994년 결혼했다.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자선 단체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이혼 뒤에도 공동 회장을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