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엄마, 기저질환 없었는데 AZ 접종 후 의식불명"

입력 2021-05-04 09:44
수정 2021-05-04 09:46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은 뒤 뇌출혈 증세로 의식불명에 빠진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50대 경찰관의 자녀가 청와대 청원을 통해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자신이 의식불명에 빠진 여성 경찰관 A씨의 자녀라고 밝힌 청원인은 3일 게시한 'AZ백신 접종 후 의식불명 상태이신 여자 경찰관의 자녀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통해 "백신 접종으로 어머니가 사경을 헤매시고 가족 모두가 고통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증상이 심해진 지난 2일 새벽 어머니는 갑작스러운 사지마비 증상으로 온몸을 꼬며 고통스러워하셨고, 뇌에 혈관이 터져 뇌간이 부어올라온 상태였다"며 "6시간의 수술로 겨우 목숨을 건지셨지만 뇌는 이미 일부가 망가져 돌아오기 어렵고 언제 깨어나실지,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심각한 상태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가 백신을 맞은 뒤 두통이 왔고 지금 같은 문제가 생겼다고 말하니 병원에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했다"며 "그러나 어머니는 신체 모든 부분에 어떤 지병도 갖지 않으셨고 기저질환 없는 정말 건강하신 분이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어머니가 가족들의 만류에도 경찰이라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순서에 따라 백신을 접종받았다면서 "어머니는 35년 경찰 생활을 하며 누구보다 조직에 자부심을 품고 살아왔고 본인 문제로 조직이 공론화되는 것을 절대 원치 않으실 분이다. 그러나 다시는 어머니와 같은 사례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청원 글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Z백신 접종과 뇌출혈이 인과관계가 없다는 섣부른 결론으로 경찰로서 책임을 다한 어머니의 명예에 억울함이 없도록 철저한 조사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방역당국은 A씨의 증세와 백신 접종 간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29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은 뒤 사흘 만에 뇌출혈 의심 증상으로 쓰러져 2차례 긴급수술을 받고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