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구조조정 마무리 청정수소 대량생산 나선다

입력 2021-05-03 17:33
수정 2021-05-04 01:09
두산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일단락짓고 수소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청정수소’ 생산과 수소 기자재 사업에 잇달아 진출해 기존 주력사업인 석탄발전·원전을 뛰어넘는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우선 내년 완공을 목표로 경남 창원에 수소 액화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이 플랜트에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저장하는 기술(CCUS)이 적용된다. 두산중공업은 고효율의 자체 CCUS를 보유하고 있어 ‘블루수소’ 생산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물을 전기분해한 뒤 수소만 추출하는 ‘그린수소’ 생산도 추진되고 있다. 제주에서 진행 중인 그린수소 프로젝트는 두산중공업의 풍력발전을 전략망으로 활용한다. 여기에 차세대 원전 ‘SMR(small modular reactor)’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발전을 활용해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또 수소 관련 기자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작년 5월부터 독자 기술로 5㎿급 수소가스터빈용 수소 전소 연소기를 개발 중이다. 한국기계연구원과는 300㎿급 수소가스터빈용 수소 혼소 연소기를 개발하고 있다. 수소뿐 아니라 천연가스도 함께 연료로 쓸 수 있어 상업성이 높다는 평가다.

두산중공업 자회사 두산메카텍은 올초 탄소 자원화 및 수소 사업을 전담하는 HPE사업부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매립지, 발전소, 석유화학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미국 리카본의 지분에 투자하면서 수소 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당진화력발전소 탄소 자원화 국책과제에 참여해 가스분리공급기를 제작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의 수소 사업 확장은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되면서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작년 4월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다. 골프장 클럽모우를 팔았고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오너 일가는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무상으로 두산중공업에 넘겼다. 여기에 최근 8500억원 규모의 두산인프라 매각까지 끝내면서 자구안은 대부분 이행됐다. 그 결과 두산중공업은 올 1분기 37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성과를 거뒀다.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