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욱 거래소 코스닥본부장 "연기금 겨냥 코스닥 우량株 묶은 상품 개발할 것"

입력 2021-05-03 17:53
수정 2021-05-04 00:52
“최근 코스닥지수가 1000선을 돌파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대형주 위주로 매수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도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수익성과 안전성을 갖춘 우량종목을 묶은 다양한 코스닥 상품을 만들 겁니다.”

취임 2개월차를 맞은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사진)은 최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와 만나 “코스닥지수가 20년 만에 1000선을 넘긴 시점에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같은 초대형주가 지키고 있는 미국 나스닥시장과 달리 한국 코스닥시장에선 ‘대형 기술주’를 찾아보기 힘들다. 기술기업이라도 유가증권시장에 직상장하거나, 언제든 유가증권시장으로 넘어갈 기회를 엿본다. 엠씨넥스, PI첨단소재, 씨젠 등도 이전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으로 가야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다’는 고정관념이 생긴 이유 중 하나는 연기금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형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홍 본부장은 “기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코스닥 우량 종목을 모은 ‘코스닥50’ ‘코스닥30’ 같은 상품을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총 1조원 이상 중대형 기업을 집중 유치해 코스닥시장의 무게감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지피클럽, 롯데렌탈, 쏘카, 티몬, 원스토어 등이 그 대상이다. 홍 본부장은 “우량 기업 유치활동뿐 아니라 선제적으로 예비 유니콘기업을 발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의 그늘에 가려진 코넥스시장 상장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의 사다리 역할을 표방하는 코넥스시장은 최근 기술특례상장 등으로 코스닥시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설 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전례 없는 기업공개(IPO) 시장 활황에도 올 들어 코넥스 상장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홍 본부장은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비메모리 반도체, 벤처기업에만 상장비용 실비(평균 약 5000만원)의 50%를 국고에서 지원해왔는데 이 지원 대상을 전체 신규 상장법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적·물적 인프라가 부족한 코넥스 기업이 내부 회계관리제도와 공시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1 대 1 맞춤형 컨설팅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