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김민주 대학생 기자] 90년대생 여성 공학자이자 교수, 최연소 카카오 사외이사.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한 손에 거머쥐며 공학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교수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Profile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교수
주요 연구 :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보안
경력 : 2020.03. ~ 카카오 사외이사
: 2019.09. ~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
: 2018.03. ~ 2019.09. 서울대학교 수학기반산업데이터해석 연구센터 연구원
연구 분야를 소개해준다면
“인공지능 관련한 모든 문제에 관심이 있다. 그만큼 연구 분야도 굉장히 넓고 다양하다. 가장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인공지능의 공정성’이다. 성별, 인종 등 민감 정보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공정한 모형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학부생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
“평범한 학생이었다.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필기를 굉장히 좋아했다. 교수님의 농담까지도 모두 필기해서 친구들이 노트를 보면 수업 다시 듣는 거 같다고 말했다. 예습과 복습보다는 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최대한 이해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서 앞자리에 앉아 교수님들과 눈을 맞추며 수업에 열심히 집중하려고 했다. 공부할 때 모르는 내용이 생기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거친 다음 질문하려고 노력했다.”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항상 수업을 듣고 공부하는 게 좋았던 것 같다. 취업 준비는 막막했고 공부는 더 하고 싶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게 됐다. 대학원 연구실을 선택할 때에도 흥미 있는 분야로 선택했다. 학부 1학년 때 수강했던 컴퓨터 원리 수업에서 코딩에 흥미를 느꼈다. 수학, 금융 분야도 좋아해서 ‘통계학습 및 계산금융 연구실’을 선택했다.”
대학원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
“좋은 지도 교수님을 만나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국제 학술 대회 참여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셨다. 직접 발표를 하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의 발표를 들으며 성장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대학원 졸업에 가까워질수록 기계학습 관련 학회의 규모가 함께 성장했다는 점이다. 관련 연구도 점차 많아졌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분야임을 체감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박사 과정 이후 연구원이 됐을 때 이야기도 궁금하다
“원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관련 공부만 하다가 포닥(박사후연구원) 때 처음으로 인공지능 보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암호학을 전공하신 센터장 교수님을 보며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인공지능 자체의 취약성으로도 관심이 확대됐다. 많은 사람이 연구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내가 구체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인공지능 보안’으로 설정할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도 관련 연구를 많이 찾아보고 있다. 항상 이런 기회를 얻고 활동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함을 느낀다.”
함께 공부하는 분들 얘기를 해준다면
“공부를 하며 알게 됐던 분들과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UCLA 방문 연구 중 만난 박사 과정 친구들, 서울대 수학기반산업데이터해석 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지내면서 같이 논문을 쓰며 친해진 친구와 지금까지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다. 대부분 수학과 친구들이어서 특히 연구하다가 수학적인 부분에 어려움을 느낄 때 많이 물어보게 되는 것 같다.”
교수가 된 계기가 있다면
“첫 번째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두 번째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을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박사 과정 시절부터 인공지능 보안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과에 오게 되면 보안 분야와 더 가까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갖고 교수 임용을 준비했고 지원했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과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비슷한 연령대의 훌륭하신 교수님들이 많이 계셔서 항상 배우는 점이 많다.”
첫 온라인 수업 당황스럽지는 않았나
“우선 이번 학기에는 암호응용, 정보보호법과 보안정책, 소프트웨어융합기술개론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강의를 처음 할 때는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학생들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통해 이해도를 파악하고 진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이번 학기에 암호응용 수업에서는 소그룹으로 나누어 실습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나의 노력을 알아주고 따라와 줄 때 굉장히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교수로서 지식을 전달하지만, 더 나아가 공부하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생각을 하도록 도와주고 싶다.”
카카오 사외 이사 활동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사외 이사로서 카카오 소식을 열심히 보고 있다. 뉴스를 보며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고 있고 IT 분야의 이슈를 계속 공부하고 있다. 카카오 내부에서 직접 개발을 하는 직책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 분야 관련해서 안건이 있을 때 의견을 나누고 있다. 특히 최근 카카오에서 ESG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연구 분야와도 밀접한 부분들이 많아 관련 소식들을 공유하고 있다. 카카오 이사회가 열리면 항상 즐겁다고 느낀다. 평소에 쉽게 만날 수 없는 다른 일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다 보니 얘기를 나누는 것이 새롭다. 배우는 과정 자체를 좋아해서 늘 설레고 좋다.”
여러 타이틀이 부담스럽진 않은지
“타고난 성격이 하는 일들을 즐겁게 하고 다양한 것들을 배워가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이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과정을 즐기며 주어진 일들을 해나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타이틀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시장의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많이 활용된다는 건 공격자들이 공격할만한 요인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면 그에 따라 새로운 아이디어로 해결하고 있다. 이런 모든 과정이 재밌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필요성이 점점 커질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계속 하고 싶다.”
스트레스 관리 및 해소법이 궁금하다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때가 많은 것 같다. 가족들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 주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기 때문에 자신이 없거나 막막할 때에 많은 위로를 받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현재 하는 일,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연구하고 공부하는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고자 한다. 또한 앞으로 오랫동안 쭉 하고 싶은 연구 주제를 구체화하고 싶다. 함께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는 동료들과 연구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꿈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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