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마스크 그림' 그리고 단속 비웃던 유튜버…발리서 추방

입력 2021-05-01 15:18
수정 2021-05-01 15:20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얼굴에 마스크를 그린 채 노마스크로 슈퍼마켓을 활보하던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등 2명이 논란 끝에 발리에서 추방당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발리 경찰과 이민 당국은 이날 "코로나 보건지침을 위반한 외국인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등 두 명을 추방하기로 했다"며 "이들은 인도네시아의 법과 규정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두 사람은 가장 빠른 출국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출입국관리사무소 유치장에 갇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방 명령을 받은 외국인 두 명은 대만 출신 조쉬 팔레르 린과 러시아 국적의 리어 세다. 조쉬는 34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유명 유튜버이며, 세는 2만5000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지난달 16일 조쉬와 세는 발리의 한 마트에 방문했다. 하지만 당시 세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탓에 보안요원으로부터 마트 출입을 저지당했다. 주차된 차로 돌아온 조쉬와 세는 세의 얼굴에 하얀색, 파란색 물감으로 마스크 그림을 그렸다. 이들은 입장을 거부당했던 마트로 들어가 출입을 시도했고, 이번에는 제재가 없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림이 효과가 있을 줄이야"라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300만명 규모의 구독자를 보유한 조쉬가 이 같은 무개념 행동이 담긴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에 올리면서 논란은 커졌다. 해당 영상이 일파만파 퍼지자 발리 경찰과 이민 당국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조쉬는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유튜버 콘텐츠 제작자로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게 일이라서 이 비디오를 만들었다"며 "이렇게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줄 몰랐다"고 지난날을 후회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주 정부는 감염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작년 9월부터 마스크 미착용시 10만 루피아(8000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한 바 있다. 그러나 소액의 벌금을 무시한 외국인들이 보건지침을 지속적으로 어기자 올해 3월 조치를 강화했다. 이에 현재 당국은 마스크 미착용 외국인들에게 1차 적발시에는 100만 루피아(8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2차 이상 적발 시에는 추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