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우승 소식이 뜸한 K자매들이 이틀 연속 리더보드 상단을 휩쓸었다. 30일 싱가포르 센토사G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위민스월드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2라운드에서다.
전날 1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박인비(30)는 2라운드에서도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중간 합계 11언더파 133타 공동 선두다. 1라운드를 1타 차 2위로 마친 박희영(34)도 이날 4타를 줄여 추격했고 박인비와 같은 스코어로 반환점을 돌았다. 바로 뒤에선 2라운드에서만 4타를 줄이며 쫓아온 김효주(26)가 중간 합계 9언더파 공동 3위로 추격했다.
약진이 이틀 연속 이어지면서 한국 선수들의 시즌 2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 선수들은 2015년과 2017년, 2019년에 각각 15승을 합작하는 등 유독 홀수 해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홀수 해마다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던 것과 달리 올해는 우승 소식이 뜸하다. 앞서 열린 7개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는 지난 3월 KIA클래식의 박인비가 유일하다.
2라운드에서도 채찍질을 멈추지 않은 박인비는 전·후반 보기 1개씩을 범했다. 그러나 위기 때마다 자신의 장기인 퍼팅 실력으로 만회하며 이틀 연속 선두로 나섰다. 이날 박인비는 그린을 다섯 번 놓치고도 퍼팅 수를 28개로 막았다. KIA클래식에서도 나흘 내내 선두를 한 번도 놓치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그는 투어 통산 22승도 와이어투와이어로 달성할 기세다.
18번홀(파4)에서 약 4m 버디 퍼트를 넣은 박희영도 박인비와 함께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해 2월 열린 ISPS한다빅오픈 이후 1년3개월 만에 투어 통산 4승을 노리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지난 시즌 국내에 머물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만 전념했던 김효주도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앞서 출전한 3개 대회에서 공동 5위-공동 28위-공동 17위를 기록한 그는 2016년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 이후 약 4년 만에 투어 4승에 도전한다.
중간 합계 8언더파를 친 유소연(31)이 공동 5위, 합계 7언더파를 적어낸 양희영(32)이 공동 7위에 오르면서 ‘톱10’에 한국 선수 5명이 이름을 올렸다. 4언더파를 친 전인지(27)는 공동 21위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은 이날 하루에만 4타를 잃어 합계 3오버파 공동 58위로 밀려났다. 전날 6타를 잃고 무너졌던 박성현(28)은 2라운드에서 1타를 줄였으나 합계 5오버파에 그쳐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조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