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
문 대통령 내외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했다. 1차 접종을 한 후 약 5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6월 11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고려해 '필수목적 출국을 위한 예방접종 절차'에 따라 지난 3월 23일 1차 접종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5월 중순 2차 접종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오는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면서 2차 접종 시기가 앞당겨졌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1∼12주,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으로 2차 접종이 권고된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 간격이 길수록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권고 간격을 기존보다 더 늘린 상태다.
때문에 온라인상에서는 문 대통령이 애초부터 화이자 백신을 맞은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해당 음모론과 관련해 질병관리청은 긴급 해외출국자에 한해서는 4주 간격으로 1·2차 접종을 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차 접종 당시 주사기에 '뚜껑(캡)'이 끼워져 있어 주사기 바꿔치기 음모론이 제기된 바 있다.
녹화 방송으로 공개된 장면에서 간호사는 주사기로 백신을 추출한 뒤 가림막 뒤로 갔다가 다시 나와 문 대통령에게 백신을 접종했다.
이때 대통령에게 접종하기 직전 주사기에 뚜껑이 씌어있어서 '리캡' 논란이 발생했다. 주사기 캡을 열고 백신을 추출했는데, 가림막 뒤에 갔다 온 뒤에 다시 캡이 씌워져 있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는 주장이다. 가림막 뒤에서 주사기를 바꿔치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논란이 일자 문 대통령에게 백신을 접종했던 종로구 보건소 측은 "리캡은 감염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실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달 1차 접종을 담당했던 간호사가 이번에도 문 대통령 일행의 2차 접종을 맡았다.
해당 간호사는 주사기 바꿔치기 음모론이 제기된 이후 보수단체로부터 협박을 받는 등 곤혹을 치렀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해당 간호사에게 "(우리는) 고생하지 않았는데, 백신 접종 주사 놓아준 우리 간호사 선생님이 오히려 고생을 많이 했다"고 위로했다.
이어 백신 접종을 한 영부인 김정숙 여사도 간호사에게 "정말 고생이 많았죠?"라고 물었고, 간호사는 "마음 고생이 좀 있었다"고 답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