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1분기 부진 일시적…코로나 백신 CMO 가능성 유효”

입력 2021-04-29 08:40
수정 2021-04-29 08:42
GC녹십자가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9일 증권가에서는 1분기 실적 부진은 일시적인 요인으로, 2분기부터는 개선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백신의 수탁생산(CMO) 수주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올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잠정 매출은 282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2111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못 미쳤다.

남반구 국가 독감백신 공급 시기가 지난해와 달리 2분기로 지연됐고, 외부 도입 백신의 계약이 종료된 영향이 컸다. 다만 우려 요인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남반구 백신 물량이 2분기로 쏠리면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희귀질환 치료제인 헌터라제의 1분기 매출은 4배 이상 커졌다. 허 연구원은 “고마진 품목인 헌터라제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0% 증가한 90억원으로, 일본과 중국 지역 수출이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이익도 줄었다.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컨센서스를 34% 밑돌았다. 순이익은 17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화환산이익 및 캐나다 법인 매각에 따른 영업외수익이 반영됐다”며 “자회사인 녹십자엠에스와 녹십자랩셀, 녹십자웰빙 등 연결자회사들도 호실적을 냈다”고 했다.

연결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4%포인트 개선됐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약 종료된 품목의 수익성이 낮아 오히려 매출총이익률은 33%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 매출 공백은 2분기부터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2분기 매출은 2957억원, 영업이익은 156억원을 낼 것으로 추산한다”며 “남반구 독감백신 수출 반영과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유통사업 개시 등으로 하반기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혜민 연구원은 “녹십자의 올해 국내 독감 백신 매출은 2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 성장할 것”이라며 “대부분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진홍국 연구원도 “작년 16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외 독감 백신 매출은 올해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경쟁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생산 중단으로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적 성장 외에도 2분기 코로나19 혈장 치료제의 국내 조건부허가 신청,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의 중국 허가 승인, 내년 2월 IVIG 10%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연구개발(R&D) 이벤트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수탁생산(CMO) 수주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진 연구원은 “감염병혁신연합(CEPI)의 코로나19 백신 CMO 수주가 예상보다 지연되며 주가는 고점 대비 약 25% 하락했지만, 회사는 여전히 긴밀한 소통 중에 있어 수주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했다.

허혜민 연구원은 “상반기 내에 CEPI 공급 개시 및 백신 CMO 계약까지 진행된다면 하반기는 금상첨화의 실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