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재건축 단기상승 무섭다고 공급 막아선 안돼"

입력 2021-04-29 17:30
수정 2021-04-30 00:48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29일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발생하는 단기적 가격 상승을 겁내 과거처럼 옥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자 규제 완화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긴급 회견을 하고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에는 더 이상 신규로 대규모 택지를 개발할 땅이 없어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해결할 방법은 재개발·재건축뿐”이라며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를 통한 공급 확대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 정상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대수익이 시장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시장원리”라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과거처럼 재개발·재건축을 또다시 옥죈다면 해당 주택의 가격은 억누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에는 초과수요만 더 늘어나 부동산 가격 급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수급 균형이 무너지면서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며 “서울에서도 지난 10여 년간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유입되는 투기수요는 적극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일부 재건축 단지에선 정상거래 여부가 의심되는 허위신고, 호가만 올리는 행위, 가격담합 등 비정상적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며 “실거래 모니터링을 통해 투기성 거래로 판단되는 사안은 추가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사법적 조치를 의뢰하는 등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건축 단지별로 속도에 차이를 두겠다고도 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전역에 굉장히 많은 재건축 예정지구가 있어 어차피 동시다발적으로 못하고 순차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기부채납 비율을 높이거나 임대와 분양의 ‘소셜믹스’를 구현하는 단지는 우선순위에 두고 층수기준 완화 등 인센티브를 줄 것이고,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가 빈발하는 단지 등은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