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을 향한 '적폐수사 책임론'이 제기되자 충청 출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비호에 나섰다.
정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묵은 감정은 정권 교체의 큰 강물에 씻어 버려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검사 윤석열은 자신의 자리에서 본분을 다한 것일 뿐"이라고 적었다.
정 의원은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한 '윤석열 검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의 '윤석열 팀장’은 우리 사법체계에서 주어진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그게 '홍길동 검사', '홍길동 팀장'이었다고 해도 결과가 달라질 순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미리 부장판사가 오랫동안 붙잡아둔 조국 사건, 울산 부정선거 사건에 무죄가 선고되면, 수사 책임자였던 윤 전 총장이 사과하여야 하는 건가"라며 "멀리 갈 것도 없이, IMF 사태 직후 우리 사법부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들의 정책적 판단에 대해서는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사 윤석열에게 수사했던 사건들에 대해 일일이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좁쌀에 뒤웅박을 파는 일"이라며 "일에는 선후와 경중이 있다. 지금 우리 야당이 수행해야 할 시대적 대의는 정권 교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을 향해 사과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서울지방경찰청장이던 2012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축소해 대선에 영향을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가 2015년 1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윤 전 총장은 2013년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의 팀장으로 기용됐다가 6달 만에 팀장 업무에서 배제됐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정의와 공정의 주체라고 자신했지만 결국 '내로남불'과 '친문무죄, 반문유죄'라는 말을 낳았다"며 "문 정권과 함께 소위 적폐수사를 현장 지휘했던 윤석열 전 총장께서는 '친검무죄, 반검유죄'인 측면이 전혀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