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더는 못 참겠다"…중소기업계, 사상 첫 특위 가동

입력 2021-04-29 14:24
수정 2021-04-29 15:05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과 뿌리제조업계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7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중기중앙회가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최저임금 특위를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중소기업계는 더이상 최저임금을 인상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중기중앙회는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최저임금 특위'를 구성해 이날 발대식을 가졌다. 특위는 소상공인과 뿌리제조업을 대변할 수 있는 중소기업 협동조합 이사장들을 중심으로 8명으로 구성됐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최저임금 특위가 구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 정부들어 최저임금이 30%이상 급격히 인상된 데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중소기업계의 어려움이 어느 때 보다 크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김문식 특위 위원장은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근로자의 95% 이상이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일한다"며 "최저임금은 664만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가동률은 정상 수준을 한참 밑돌고 있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줄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만 늘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었던 중소기업 취업자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작년 중소기업 취업자는 2009년 이후 1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중소기업 일시휴직자는 75만 명으로 전년(34만4000명) 대비 40만6000명(118.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사업 부진·조업 중단 사유로 인한 일시휴직자는 36만 명으로 전년 대비 673.3% 늘었다. 김 위원장은 "아직도 각종 지원금과 대출 연장으로 근근히 버티는 소상공인이 많아 최저임금을 올릴 경우 고용이 급감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0.3%의 대기업이 영업이익의 57.2%를 가져가는 반면, 실제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99%의 중소기업은 25%의 영업이익만 가져가는 상황”이라며, “공정 경제가 자리 잡지 않는다면 최저임금 인상은 영세기업의 일자리 문제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