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3500만원 때문에 후배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당초 특수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기소에 앞서 강도치사로 혐의를 변경했다.
전주지검 형사3부(임일수 부장검사)는 강도치사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 혐의 등으로 A씨(27)를 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일 오후 11시47분께 전주시 효자동의 한 모텔로 B씨(26)를 불러내 무차별 폭행, 사망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폭행은 2시간가량 이어졌고, 둔기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폭행 현장에는 A씨의 지인 C씨(26) 등 2명이 함께 범행을 지켜봤다.
A씨 등은 B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하다 "사람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B씨의 몸에서는 다량의 멍과 찢긴 상처 등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낸 후배 B씨에게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휴대전화 사업으로 돈을 불려주겠다'는 B씨 말에 속아 3500만원을 투자했다"고 진술했다.
당초 검찰은 A씨에게 특수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지만 투자금 회수가 범행의 주요 동기인 점을 참작해 법리 검토를 거쳐 '강도치사'로 혐의를 변경했다. 강도치사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어 특수폭행치사보다 형량이 높다.
한편, A씨 공범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전주완산경찰서는 범행에 가담한 전주의 폭력조직원 C씨를 감금 및 특수폭행치사 방조 혐의로 구속했다.
A씨가 B씨를 폭행·협박하는 것을 보도고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혐의다. 경찰은 공범 수사를 마무리하고 곧 검찰에 사건을 넘길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