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방식의 투자 사기로 7000억원 상당을 끌어모아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아내를 내세워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8일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된 이 전 대표를 전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부인 손모씨를 VIK 자회사인 밸류인베스트파트너의 사내이사로 앉혀 2014년 4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월급 명목으로 약 6300만원을 지급했다.
금융사기 피해자들이 모인 단체인 '금융피해자연대' 등은 지난해 11월 이 전 대표가 손씨를 내세워 4년여간 약 5억원 이상을 횡령했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손씨가 2014년 4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한 달에 1회 정도 출근해 공과금 지출에 서명만 하고 월 1000여 만원의 급여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수감 중인 이 전 대표를 접견 조사했다. 손씨는 이후 혐의를 인정하고 그간 받은 돈을 전액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피해자연대 등이 작년 8월 이 전 대표와 피투자기업 대표 A씨가 약 159억5000만원의 횡령을 저질렀다며 고발한 사건에 대해선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금융피해자연대 측은 “A씨가 이 전 대표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들었다는 법정 증언 등 확실한 증거가 있다”며 "불송치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011년부터 미인가 투자업체 VIK를 차리고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약 3만명에게서 7000억원을 끌어모은 혐의로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12년형을 확정받았다. 이후 또 다시 거액의 불법 투자를 유치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총 14년 6개월간 수감생활을 해야한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