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마스크를 벗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사람이 많지 않은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새로운 권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CDC는 27일(현지시간) 공식성명을 통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야외에서는 대규모 군중 속에 있을 때가 아닐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며 업데이트된 마스크 착용 지침을 발표했다.
CDC는 "미국 성인 중 절반 이상이 현재 적어도 1회 이상의 백신을 접종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CDC는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을 코로나19 백신의 마지막 접종분(dose)을 맞은 뒤 2주가 지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AP·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CDC의 입장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백신 접종 완료자는 실외 식당에서 한 가족 이상으로 구성된 친구들과 식사를 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보육시설이나 요양시설, 기숙사처럼 공동생활을 하는 환경에서 일하거나 살더라도 코로나19 감염자·감염 의심자에 노출됐을 때 14일간 격리할 필요가 없다.
실외에서도 다른 사람과 6피트(약 1.8m)의 거리를 둘 수 없을 때는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해온 지침이 완화된것이다. 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라도 혼자서, 또 가족과 함께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기를 할 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다. 이들이 다른 백신 접종 완료자와 실외에서 소규모 모임을 할 때도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잔디밭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연설을 가지면서 "굉장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아직도 이 싸움에서 갈 길이 멀고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가려면 5월과 6월에 할 일이 많지만 우리는 미국 국민, 여러분 덕분에 굉장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격하게 감소했고, 백신 접종이 늘리면서 노인 사망률이 80% 감소했다"며 "취임 이후 2억1500만 회분의 백신이 접종됐고 16세 이상이면 오늘 당장 백신을 맞을 자격이 있다"고 전했다. 또 "백신을 맞았다면 실내외에서 더 안전하게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며 "공원에서 친구들과 모여도 되고 피크닉을 가도 된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으로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들어갈 때 마스크를 쓰지 않은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백악관 안으로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당선인 시절에 화이자 백신을 2차까지 접종 완료한 바 있다.
한편 CDC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의 안전 수준을 기준으로 활동에 대해 '빨강' '노랑' '녹색' 등으로 분류했다.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사람이 실외에서 역시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다른 사람과 모일 때와 실외 식당에서 식사할 때는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다. 콘서트나 행진, 스포츠 경기처럼 사람들로 북적이는 실외 행사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장원·이발소나 쇼핑몰, 영화관, 박물관, 교회 등 종교시설 같은 실내 공공장소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 없이 마스크를 써야한다고 권고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