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는 29일 개통되는 오픈뱅킹 서비스 기대로 부풀어 있다. 하나의 앱을 통해 모든 금융회사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만큼 수신금리 경쟁력을 갖춘 저축은행이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자체 전산망을 사용하는 12개 대형 저축은행은 자체 앱을 통한 오픈뱅킹을 선보이지만 나머지 67개 중소형 저축은행도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하는 앱인 ‘SB톡톡 플러스’를 통해 기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SB톡톡 플러스가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보기술(IT)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확대해 저축은행 고유의 경쟁력을 갖춰 나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과 관련해 전 금융권의 관심이 높지만 전산 설비 구축 등 대규모 투자비용이 필요해 중소형 저축은행이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그는 “단기적으로 저축은행 고객 특성에 적합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핀테크 업체와 업무 제휴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중장기적으론 중앙회가 중소형 저축은행을 대표해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직접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디지털 금융이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되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도 IT 경쟁력 확충을 위해 발빠르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정 최고금리가 7월부터 현재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되는 것도 업계의 최대 당면과제 중 하나다. 중·저신용자가 주요 고객인 저축은행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업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저신용자의 제도권 대출 문턱이 높아져 이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의 수익성 악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지역신용보증재단과의 연계를 통한 보증부대출 등 중금리 상품 출시 △대출모집 수수료 인하 등 최고금리 인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박 회장의 구상이다.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을 지낸 박 회장은 2019년 1월부터 중앙회를 이끌고 있다. 1년 남짓 임기를 남겨둔 박 회장은 “예금보험료 인하를 비롯해 저축은행의 지역 간 영업 격차 완화를 위한 영업구역 규제 개선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고 했다.
이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