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김희연 대학생 기자] 20대 창업팀 ‘treadngroove(트레드앤그루브)’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다양한 패션 제품을 만든다. treadngroove는 타이어의 고무 표면(tread)과 표면에 새겨진 무늬(groove)를 뜻한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10억 개의 타이어가 버려지고 있다. 대부분 소각 처리되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대기오염 물질을 발생시킨다. 또 소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불법 폐기로 이어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treadngroove는 “사람이 만든 것을 다시 유용한 형태로 사람에게 돌려보내고 싶어 신발을 제작하게 됐다”며 제작 배경을 밝혔다.
treadngroove는 해외 공장이 아닌 국내 생산을 고집한다. 해외 공장에서 제작하면 비용이 최소 3분의 1까지 저렴해지지만 국내 생산만큼의 품질을 내기가 어렵다. 해외 브랜드의 제품을 국내에서 만들 정도라며 국내 생산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팅을 위해 공장 단지를 찾아가면 실제 기계가 돌아가는 곳은 열 곳 중 하나라고 한다. treadngroove가 지역사회(서울 성수동, 부산 사상구)와 연계를 고집하는 이유다. treadngroove의 목표는 가치 있는 일이 생기면 어떤 제약에도 구애받지 않고 무엇이든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이온 대표, 김민경 마케팅팀장, 유준성 영업팀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온 대표 “환경과 지역사회를 위해 함께해 주길”
타이어와 신발은 바닥이 빨리 닳지 않아야 하고, 미끄러짐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그러나 고무가 워낙 질기고 속에 철사가 많아서 절단하기 어려웠다. 그대로 잘라서 신발 밑창으로 사용하면 신발이 너무 무겁고 딱딱하다. 이에 순수한 고무 표면만을 정밀하게 분리하는 기술을 연구했다. 그 결과 둥근 타이어에서 아주 얇은 고무 표면(3mm~6mm)만을 끊어지지 않게 분리하는 기술을 터득했다. 현재 특허 출원할 기계를 제작 중이다. 신발의 종류와 크기마다 다르지만 보통 폐타이어 하나에 약 3.6개의 신발 밑창이 나온다.
낯선 재료를 이용해 만든 제품을 세상에 출품했을 당시, 많은 사람이 동참해서 놀랐고 감사했다. 더불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피드백을 다양하게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만 자본이나 경험이 부족해 첼시부츠 하나만 선보여야 했던 점이 매우 아쉽다. 사계절 내내 많은 이들이 환경과 지역사회를 위해서 좋은 제품을 소비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데, 첼시부츠는 겨울용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품목의 다양화를 위해 6월 6일까지 샌들과 슬리퍼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선보인다. 가을에는 스니커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첼시부츠는 소량 생산에 수제화라서 가격이 꽤 비쌌다. 이번에는 신발 양산화의 메카인 부산 공장을 섭외해 가격을 보완하려고 한다.
김민경 마케팅팀장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주저 말고 창업에 도전하라”
신발을 알리기 위해 주로 SNS나 블로그에 글을 쓴다. 최근에는 보도자료와 광고 페이지를 작업했다. 더불어 타 브랜드의 신발 진열 방식, 제품 사진 등을 찾아보면서 트렌드에 발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분석하기 위해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부분 타이어 고무로 만들었는데도 생각보다 가벼워 놀랐다는 반응이었다. 또한 자동차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타이어의 탄성이 신발 밑창으로 재탄생해서 쿠션감이 좋았다고 한다. 타이어에 따라 밑창의 모양이 달라, 어느 타이어를 받게 될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구매자들에게 신발에 사용한 타이어의 브랜드 및 특징을 소개해 궁금증을 해소하려고 했다.
목표치보다 높은 성과를 냈던 첫 펀딩은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조금 더 대중에게 다가갈 방법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만약 treadngroove처럼 세상을 변화시켜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창업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20대는 잃을 것도 없고, 오히려 얻을 기회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에 즐겼으면 한다. 무엇보다 아이디어가 선정되지 않았거나, 반응이 좋지 않다고 해서 실패가 아님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 또한 작은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해 실패와 성공을 경험했다. 그것이 동력이 돼 지금까지 굴러가고 있다. 따라서 낙담은 접어두고 같이 나아갔으면 좋겠다.
유준성 영업팀장 “초기 창업자를 도울 수 있는 여건을 지닌 창업자 되고 싶어”
항상 출근하자마자 진한 연애를 하듯이 공장 사장님들과의 통화로 하루를 시작한다. 공장 사장님들과 미팅을 하거나 대외적으로 발표와 면접을 보는 등 주로 발로 뛰는 일이 많다. 사실 신발을 제작하자고 결정했을 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에 대해 공감해 주고 같이 나아갈 수 있는 사장님을 찾는 게 가장 힘들었다.
폐타이어로 만들면 일반적인 신발보다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제반 상황을 모두 고려해 임금과 판매 금액이 늘어나게 됐다. 질이 좋으면서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만들려면 일이 두세 배로 많아진다. 제작자 입장에서 단점이 될 수 있지만, 타 브랜드에서 따라올 수 없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기에 계속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 취업의 길이 막히다 보니 정부에서 창업을 많이 지원하고 있다. 20대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창업을 하는 경우가 꽤 있다. 만약 본인이 정말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철저한 준비 기간을 가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하면서 여러 상황을 보고 듣다 보니 ‘이렇게 되지 말자’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만 실제로 자신의 배만 불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와 같은 자리에 위치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창업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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