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의 연구개발(R&D)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기업들의 전망도 밝을 것이란 의견들이 나왔다.
27일 한국경제신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7회 한경바이오인사이트포럼’이 진행됐다. 1부에서는 ‘매년 성장하는 CRO, 향후 성장성은?’을 주제로 공경선 드림씨아이에스 대표, 윤병인 씨엔알리서치 전무,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이 이야기를 나눴다.
CRO는 임상과 전임상 시험 등을 수행하는 연구개발 대행기관이다.
공경선 대표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이 늘어나면서, CRO 기업들의 매출도 따라 증가하고 있다”며 “선진화된 한국 의료 시장의 인프라와 연구진들의 뛰어난 역량으로 바탕으로, 국내 CRO 업계 매출은 5년 새 77.7% 늘었고, 연평균 12%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앞으로의 성장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박병국 연구원은 “작년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투자(펀딩) 규모는 2500억 달러로, 전년 1700억 달러에서 급격하게 늘었다”면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단됐던 임상들이 재개되면서 CRO 기업들의 실적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병인 전무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 비용이 확대되면서 임상 연구에 대한 지출이 늘고 임상의 규모도 커지는 추세”라며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있어 아웃소싱에 대한 수요가 높은 점도 CRO 기업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산업 규모는 커지지만 아직은 영업이익률이 저조하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꼽혔다. 윤 전무는 “전문 인력에 대한 인건비 비중이 높다 보니 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은 CRO 기업들의 고질적인 문제”라면서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매출을 늘리면서 영업이익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일국가 임상 외에도 다국가 임상 진행으로 매출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박 연구원도 “CRO 기업의 특성상 인건비 부분에 투자하면 매출을 늘릴 수 있다”며 “외형 성장을 통해 절대적인 영업이익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때문에 CRO 기업을 볼 때 채용 소식을 눈여겨 본다고 전했다. 이후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신호란 것이다.
참가자들은 국내 CRO 기업의 활동 무대가 국내에 한정됐다는 한계점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많은 국내 바이오텍들이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윤 전무는 “글로벌 제약사의 미국 임상을 국내 CRO가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한국의 바이오텍이 진행하는 한국과 미국의 공동임상 등부터 시작해 영역을 확장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 대표는 “현지에 맞춘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현지 CRO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거점을 확보해 국내 자본이 해외 시장으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