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듀오’ 캐머런 스미스와 마크 리슈먼이 연장전 끝에 ‘2인 1조’ 경기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취리히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스미스-리슈먼 조는 26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TPC 루이지애나(파72·734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루이 우스트히즌-샬 슈워츨(이상 남아공) 조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경기를 시작했다. 취리히 클래식은 PGA 투어의 유일한 공식 팀 경기다. 1·3라운드는 두 선수가 각자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삼는 ‘포볼’ 방식, 2·4라운드는 두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포섬’ 방식으로 진행한다.
4라운드는 1타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팽팽했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16번홀(파4). 스미스가 티샷한 공이 물에 빠지며 위기를 맞았지만 리슈먼이 7m 칩 샷을 그대로 홀에 넣어 버디로 바꾸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이 버디를 계기로 기세를 올린 스미스-리슈먼은 버디 5개, 보기 3개를 적어내 2언더파 70타,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했다. 1위 우스트히즌-슈워츨과 동타를 이룬 이들은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전은 포섬 방식으로 진행됐다. 스미스가 티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리슈먼의 도움으로 파로 마무리했다. 반면 우스트히즌-슈워츨 조는 거듭된 실책으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스미스는 2017년 이 대회에서 요나스 블릭스트(스웨덴)와 짝을 이뤄 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지 4년 만에 또다시 우승을 거뒀다. 2020년 소니오픈에 이어 투어 통산 3승째다. 리슈먼은 투어 통산 6승을 달성했다.
스미스와 리슈먼은 우승 상금 213만8600달러(약 23억8000만원)를 반씩 나눠 가진다. 이 둘의 ‘찰떡 호흡’은 대회 내내 화제를 모았다. 리슈먼은 25일 3라운드 첫 홀 티샷을 앞두고 스미스의 머리 스타일과 같은 모양의 가발을 쓰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대회 개막 전날인 22일에는 리슈먼이 스미스의 머리를 직접 다듬어주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호주 국가대표로 나란히 출전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재미동포인 저스틴 서-더그 김(이상 미국)은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쳐 공동 11위에 올랐다. 이경훈은 카일 스탠리(미국)와 호흡을 맞춰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23위를 차지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