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독자백신 도입을 언급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해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잘 안 나오셨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백신 관련) 내용을 잘 알게 되면 그런 말씀을 하기 어려울 텐데 그 분이 중대본 회의에 잘 안 나오셨던 것 같다"며 "그분이 원래 중대본에 참석해야 한다. 중대본에 참석하면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고, 백신 상황이 어떤지 접종계획은 뭔지 다 알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가 별도 백신 수급을 이야기한 건 성급한 주장이라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도 "당연하다"고 답했다.
최근 이 지사가 공개 검증을 요청한 러시아산 백신 스푸트니크v의 도입 논의를 종결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하다. 저는 사실 혹시라도 (올해) 후반기에 너무 과도하게 (백신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그런 걱정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900만명분을 계약했는데 사실 7900만명분을 계약할 때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계약을 넉넉하게 하자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우리 국내 제약사들이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데 내년 초에는 아마 개발이 끝날 것 같다. 국내 제약회사가 백신을 개발했을 경우에는 그쪽 백신을 쓰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 전 총리는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는 "6월 말쯤 되면 우리는 상당히 앞서가 있을 거다. 백신이라는 건 언제 접종을 시작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집단면역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백신 접종을 언제 끝내느냐가 중요하다"며 "아직 평가할 때는 아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백신접종에 적극 응해주시면 집단면역을 빨리 만드는 선두그룹에 당연히 낄 것이라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소상공인 손실보상법의 소급적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소급입법이 절대 안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면서도 "제가 정부에서 나온 상태 아니냐. 제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면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 거다. 저는 금도를 지키는 게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한 정 전 총리는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저는 경제 전문가이고 이 전 대표는 언론인 출신이고 그런 점이 좀 다르지 않느냐"고 답했다.
이재명 지사와는 어떤 점이 다르냐는 질문에는 "많이 다르다"며 "제가 이야기 안 해도 다들 아시지 않느냐"고 답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행보를 하고 있는 건 그렇게 보이지 않느냐"며 "그렇게 강적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지난 1월에도 이례적으로 이재명 경기지사를 직접 겨냥해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이재명 지사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정부에 건의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