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8, 英 명품 오디오 메리디안 탑재…자동차 안이 콘서트장 같네

입력 2021-04-26 15:12
수정 2021-04-26 15:15

기자는 기아의 준대형 세단 ‘K7 프리미어’를 몰고 있다. 3.0 가솔린에 이른바 ‘풀옵션’이다. 제 돈 주고 산 첫 신차이기에 자부심이 컸다.

그러나 K7의 후속 모델이 K8으로 출시된다는 소식에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기아가 ‘숫자’에 철학이 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생겼다. 그러던 차에 열린 K8 시승회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던 이유다.

처음 마주한 K8은 솔직히 더 세련됐다는 느낌이었다. 우선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존재감을 뽐냈다.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 기능을 하는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도 고급스러웠다. 전·후면 방향지시등의 순차 점등 기능은 우아한 이미지를 더했다.

K8은 전장이 5015㎜로, 경쟁 모델인 그랜저와 비교하면 25㎜ 더 길고 제네시스 G80보다도 20㎜ 길다. 측면은 차체 볼륨과 조화를 이뤄 역동적인 느낌이었다. 후면 좌우 리어램프와 이를 연결하는 클러스터도 인상적이었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거 역시 2895㎜로, 그랜저보다 10㎜ 길다. 12.3인치 계기반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나로 이어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혁신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실내 곳곳에 적용한 무드 조명은 감성적이었다.

주행감 역시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시승 모델인 3.5 가솔린은 최고 출력 300마력과 최대 토크 36.6㎏f·m의 동력 성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했다. 신규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충격감을 줄였고, 일단 속도를 내고 난 뒤에는 거침없이 내달렸다.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과 서울~양양고속도로 구간에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켜고 달렸다. 앞 차와의 간격이나 속도를 알맞게 조절하고, 차로 중앙을 저절로 잡아가며 주행하니 운전하기 한결 수월했다. 시속 80㎞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구간에서는 알아서 속도를 70~75㎞ 정도로 맞추기도 했다.

가장 부러운 것은 다양한 고급 사양이다. 우선 운전석엔 7개 공기 주머니를 활용해 운전자의 피로감을 낮춰주는 에르고 모션 시트가 기아 최초로 적용됐다. 1열 헤드레스트 후면부에 적용된 가방이나 옷을 걸 수 있는 옷걸이 형태도 편리했다.

압권은 오디오다. K8에는 영국의 최고급 오디오 브랜드인 메리디안의 사운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천연 원목 재질의 진동판을 사용한 14개의 나텍 스피커가 풍부한 음색을 제공했다. K8 가격은 2.5 가솔린 3279만~3868만원, 3.5 가솔린 3618만~4526만원이다. K7을 팔고, 조금 보태 새로 사고 싶은 심정이다.

김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