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쇼핑을 즐길 수 있는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이 인천국제공항뿐 아니라 김포·김해·대구공항에서도 허용된다. 해외여행길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관광비행을 둘러싼 항공사들의 가격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다음달 무착륙 관광비행 세배로 '쑥'
다음달 김포·김해·대구공항에서도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길이 열리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적극적으로 증편에 나섰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항공사 7곳이 다음달 계획한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운항편수는 총 56편이다. 이는 이달(19편)보다 194% 증가한 수치다.
김포공항에서는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5개 항공사 항공기가 총 18회 날아오른다. 김해공항의 경우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이 13편 뜬다. 대구공항에서는 티웨이항공이 2편을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가격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진에어의 경우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관광비행을 5만2300원부터 시작할 수 있다. 각 노선별 최저 총액 운임은 △인천 9만300원 △김포 9만 300원 △부산 8만 5300원이다. 비자 브랜드 카드는 항공 운임 기준 10만원 이상 결제 시 전 노선 4만원 할인이 일괄 적용된다. 또한 인천발 국제 관광비행의 경우 행사카드 결제 시 3만8000원 할인이 적용된다.
에어부산 역시 5월 한 달간 국제관광비행 특가 항공권을 2인 총액 운임 11만9000원부터 판매하며 가격 경쟁에 나섰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은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를 포함한 총액 운임 기준 일반석 7만7400원부터 판매한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해 대형항공사(FSC) 아시아나항공이 시작한 첫 관광상품의 이코노미석 가격(20만5000원)과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가격 경쟁은 여전히 항공 수요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국내선 수요 회복에도 우리나라 항공사는 국제선 여객 비중이 월등히 높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CC들은 국내선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 이상으로 늘어난 덕분에 현금유출을 줄이고 있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 결국 2분기에도 여객수요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광비행 가서 1인당 120만원 쓴다…면세점 마케팅
여름 성수기로 갈수록 관광비행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관련 업계에선 전망한다. 관광비행 탑승객도 해외 여행객과 동일한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해외여행길이 막힌 상황에서 여름휴가의 대안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면세업계에서 관광비행 여객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기도 하다.
국내 면세업계 1위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3월 무착륙 관광비행 탑승객 매출은 처음으로 관련 매출이 발생한 지난해 12월보다 180% 증가했다.
특히 무착륙 관광비행 여객의 1인당 평균 구매액은 12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내국인 1인당 평균 구매액보다 약 3배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비행 탑승객은 화장품과 패션 관련 제품을 많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테고리별로 전체 매출의 45%가 화장품·향수에서 발생했고, 패션·레더(29%)가 뒤를 이었다. 시계·주얼리(12%), 주류·담배(5%)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 전엔 내국인 고객 전체 매출 중 화장품·향수가 35%, 시계·주얼리가 5%였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며 “면세한도 600달러를 초과해 구매하더라도 초과분에 부과되는 관세 또한 자진 신고를 통해 30% 감면(15만원 한도)받을 수 있어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제 관광비행 항공편 탑승객은 1인당 600달러 한도 내(400달러 이하 주류(1L), 담배 1보루, 향수(60mL) 별도)에서 면세 혜택을 받고 인터넷·공항·기내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
각 면세점은 항공사들과 손잡고 다양한 전용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관광비행 고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롯데면세점은 명동본점 최상위 고객을 대상으로 550달러 이상 구매 시 무착륙 관광비행 항공권을 선착순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이벤트는 260석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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