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등판설…野 당권 '주호영 대세론' 흔들리나

입력 2021-04-25 17:26
수정 2021-04-26 03:28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사진)의 출마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호영 대세론’이 우세하지만 나 전 의원과 양강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5일 “오는 30일 원내대표 선거 이후 늦어도 6월에는 당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할 예정”이라며 “당대표 후보들의 공식 출마 선언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당대표 경쟁은 4·7 재·보궐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앞서 있는 구도다. 하지만 ‘임대차 3법’ 등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입법과 국회 상임위원장 싹쓸이를 막지 못했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주 권한대행 대세론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도로 영남당’ 논란도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둔 주 권한대행에게는 악재다.

지난 8일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자”는 집단성명서를 낸 데 대해 주 권한대행은 “영남당의 한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전국적 인지도를 갖고 있는 4선의 수도권 여성 의원으로 당대표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 분위기도 긍정적인 편이다. 주 권한대행의 독주 체제보다는 다자 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전당대회 활성화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초선의원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당 쇄신’을 내세우며 유력 당대표 후보로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당내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원내대표로 당을 이끌며 고생했던 것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다시 불거진 박 전 대통령 탄핵 논란도 전당대회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후 당내에선 ‘반성이 부족하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반(反)탄핵 세력 결집을 위한 목적의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국민적 인지도와 당원의 신망을 받은 후보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많이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당의 비전과 대선 후보 관리 측면에서도 독주 체제보다는 건강한 경쟁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