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망신거리 된 대사 부인 '폭행'…BBC "한국인들 분노"

입력 2021-04-23 15:39
수정 2021-04-23 16:26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일로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BBC 등 외신에도 사건이 소개됐다.

23일 BBC,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은 "대사 부인이 체포나 구금을 피할 수 있는 외교적 면책특권 대상이라는 주장이 알려지며 한국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레스쿠이에 대사는 논란이 커지자 22일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다. 부인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며 밝혔지만 옷가게 직원에게는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레스쿠이에 대사는 "사건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코멘트하거나 인터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기에 대사관에서 사과가 나온 것은 외교부에서 패트릭 엥글베르트 주한벨기에대사관 공관 차석을 외교부 청사로 불러 사건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이후 나왔다.

외교부는 대사 부인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경찰 조사에 임할 것을 권고하고, 국민 정서를 고려한 사과나 유감 표현이 사태 해결에 도움 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스쿠이에 대사 부인 A 씨는 앞서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의 한 옷가게에서 자신을 따라 나와 옷을 들춰보며 구매 여부를 확인한 직원의 뺨을 때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당시 A 씨는 한 시간가량 옷가게에 머물며 옷을 시착해본 상황이었다. CCTV에 담긴 A 씨의 모습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해당 매장에는 탈의실이 있었음에도 소파에 앉아 흰색 바지를 입어봤다. 당시 A 씨는 검은색 구두를 신은 상태였다.

A 씨에 대한 의심이 오해였다는 사실을 안 직원은 이를 사과했지만 A 씨는 격분해 몸싸움을 벌이다 또 다른 직원 B 씨의 뺨을 때렸다.

레스쿠이에 대사는 "부인이 현재 뇌졸중으로 인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어 현재 경찰 조사에 임할 수 없는 상태"라며 "부인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경찰 조사에 협조하여 이번 불미스러운 일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대사관 측에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A 씨 측은 면책특권을 앞세워 응하지 않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