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소비자 광고 문제삼은 뉴욕, 엑손·쉘·BP 등 석유회사 고소

입력 2021-04-23 10:55
수정 2021-05-15 00:02


뉴욕시가 미국석유협회(API)와 엑손모빌, 쉘, BP 등 석유회사를 고소했다. 기후변화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알리지 않으면서 깨끗한 제품으로 광고해 소비자를 속였다는 이유에서다.

뉴욕시가 지구의 날인 22일(현지시간) 맨하튼 연방법원에 이들 회사와 기관을 고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뉴욕시는 화석 연료가 기후변화 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지만 뉴욕시민들에게 이들 기업이 의도적으로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소비자들이 석유 제품을 사용하도록 해 기후변화를 줄일 수 있는 청정 대체 에너지 사용을 막고 있다"고 뉴욕시 측은 설명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이들 회사의 위반 행위를 막는 내용의 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뉴욕시는 석유업계가 담배회사와 유사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담배회사들이 '저타르' '라이트' 등의 담배를 통해 흡연자를 계속 끌어들이는 것과 비슷하다는 취지다.

석유 회사의 광고를 문제삼아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전 소송에서 뉴욕시가 패소했기 때문이다. 앞서 뉴욕시는 석유회사들이 지구온난화에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석유회사 손을 들어줬다.

이후 미국 주정부 등은 석유회사들의 허위광고 등에 소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네소타주, 코네티컷주 등에서도 유사한 소송이 시작됐다.

이번 소송에 대해 미국석유협회와 석유회사들은 "아무런 가치 없는 소송"이라며 일축했다. 폴 아폰소 API 법무총괄은 "앞선 소송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은 뉴욕시가 가치 없는 문제로 소송을 시도하고 있다"며 "석유업계는 20년 간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하고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