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해직 교사 4명을 포함한 5명을 교육공무원으로 특별채용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을 경찰에 고발했다. 조 교육감은 이 같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 조치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는 감사 결과를 수사참고자료로 제공했다고 23일 밝혔다.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2018년 해직 교사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을 추진할 것을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당시 담당자와 담당 국·과장, 부교육감이 특채의 부당성과 특혜 논란 우려를 들어 반대했지만 조 교육감은 실무진의 검토·결재 없이 단독으로 결재하는 등 채용을 강행했다.
감사 결과 조 교육감의 지시를 받은 교육감 비서실 직원 A씨가 심사위원회 구성, 서류·면접 심사 등에 부당하게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다. 통상 채용 심사위원회는 인재풀 내에서 국·과장이 선정하지만, 해당 특채심사위원회는 A씨가 심사위원을 위촉했다. 심사위원 5명 중 3명은 인재풀에 없는 A씨의 지인이었다. 관련 부서는 심사위원들에게 ‘이번 특채는 해직 교사와 같은 당연퇴직자를 채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해 심사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결국 이 특채에서 조 교육감이 특정했던 5명만 채용됐다.
감사원은 교육부 장관에게는 조 교육감에게 엄중하게 주의를 촉구하도록 하고, 조 교육감에게는 비서실 직원 A씨를 징계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감사원의 이번 처분 요구에 대해 즉각 재심의를 신청해 잘못된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 무혐의를 소명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매우 유감을 표한다”며 “해직 교사를 특정해 특별채용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교육공무원특별채용 제도는 특별한 자격을 갖고 있는 사람을 채용하고자 하는 경우 사용되는 선발 방법으로, 시기나 최종 인원 결정 등은 교육감에게 재량권이 있다는 게 조 교육감의 주장이다. 조 교육감은 “권한 범위 내에서 법령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추진했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