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약 1년3개월 만에 미국을 방문했다. 2020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두 번째 해외 출장이다. 정 회장은 출장 기간에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전략을 마련하고, 향후 협업하거나 투자할 기술기업을 탐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주말 전용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LA)의 현대차 판매법인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현대차 공장을 찾아 직원들을 독려했다.
정 회장의 미국 방문은 지난해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참석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해외 출장은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 1월 현대차의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건립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현지를 찾은 게 유일한 해외 출장이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 차세대 전기차의 미국 생산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정 회장이 미국을 방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차세대 전기차를 미국과 유럽 등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또는 협업할 글로벌 기술기업들과의 만남도 이번 출장 일정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미국 출장기간 중 제네시스 GV80를 운전하다 부상당한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를 병문안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정 회장은 24일 귀국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해외 출장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