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 빛난 아이언샷…고진영, 3타차 선두 추격

입력 2021-04-23 17:17
수정 2021-05-07 00:02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6)이 올해 첫 우승을 위한 고삐를 바짝 당겨쥐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윌셔CC(파71)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휴젤·에어프레미아 LA 오픈 2라운드에서다. 날카로운 아이언샷에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선두 제시카 코르다(28·미국)와의 격차를 좁히며 추격 속도를 높였다.

고진영은 이날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단독 선두 코르다에 3타 뒤진 단독 2위다. 지난해 12월 CME그룹투어 챔피언십 이후 4개월 만에 투어 8승째를 노리는 고진영은 4언더파 공동 9위로 이날 라운드를 시작했다. 경기 내내 바람이 많이 불어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결점 없는 경기를 이어갔다.

16번홀까지 보기 없이 7개의 버디로 세계 랭킹 1위의 ‘위엄’을 뽐냈다. 16번홀(파4)에서는 7m 길이의 버디 퍼트를 잡아내며 코르다를 2타 차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위기는 17번홀(파4)에서 터졌다. 16번홀까지 티샷에서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17번홀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면서 러프에 떨어졌다. 긴 풀을 헤쳐야 했던 두 번째 샷도 매끄럽지 못했다. 공은 이번에도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앞쪽 페널티 구역으로 떨어졌다. 최악의 경우 더블보기를 기록할 수 있는 상황. 마지막 홀을 남겨두고 상승세가 꺾일 수 있는 위기였지만 고진영은 침착했다. 페널티를 받고 4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고 약 3m 거리의 만만찮은 퍼트를 성공했다. 이날 고진영이 기록한 유일한 보기였다.

고진영은 이틀 연속 페어웨이 안착률 92.9%(13/14), 그린 적중률 83.3%(15/18)를 기록했다. 전날 29개였던 퍼트 수는 이날 26개로 줄었다. 그는 경기 뒤 LPGA와의 인터뷰에서 “바람이 많이 불어 힘들었다”며 “오후에는 그린이 느려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17번홀에서 티샷이 왼쪽 러프로 가면서 파를 하면 잘하는 것이고 보기를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었는데 해저드에 빠지고도 보기를 해서 다행이었다”고 설명했다. 고진영은 3라운드부터 코르다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한다.

김세영(28)은 9언더파 133타로 선두에 4타 뒤진 단독 3위로 올라섰다. 김세영도 이날 17번 홀까지 버디만 6개를 잡고 순항하다가 마지막 18번 홀(파3)에서 유일한 보기를 적어냈다. 유소연(31)이 7언더파 135타로 공동 6위, 박인비(33)는 6언더파 136타로 공동 9위에 올라 추격을 이어간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