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시니어 유튜버가 대기업과 손잡고 요리를 개발해 화제가 됐다. 유튜브 채널 ‘심방골주부’로 활동하고 있는 조성자 씨(63·사진)다. 심방골주부 구독자는 47만 명에 달한다. 지난달 동원홈푸드와 한식밥상 가정간편식을 내놓은 조씨에겐 이전부터 대기업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많은 요리 전문가를 놔두고 대기업이 그와 협업을 원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영상은 평범하지만 특별하다. 김치부터 무생채, 콩자반, 파전까지 일상에서 즐겨 먹는 요리를 주로 선보인다. 구독자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엄마 음식 같다’는 것. 조씨는 “충남 부여에서 농사 짓고 꿀벌을 키우다가 평소 즐겨하던 요리로 영상을 만들게 됐다”며 “좋은 반응을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조씨가 유튜브를 시작한 것은 4년 전부터다. 막내아들 이강봉 씨의 권유 때문이었다. 과감히 시도했지만 영상을 만드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짧은 영상은 2~3시간 정도 촬영해야 한다. 김치 담그는 영상을 만들 땐 꼬박 하루가 걸린다. “좋아하니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즐기면서 해야만 지속할 수 있어요.”
그는 구독자와의 소통을 통해 기쁨도 느끼고 있다. “‘어머니가 생각난다’는 댓글이 많아서 고맙고 감동적이에요. 요즘은 바쁘고 타자도 느려서 댓글을 다 달진 못하지만 하트라도 열심히 누르며 소통하려고 합니다.” 그의 유튜브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많이 알려졌다. 조씨는 “영어 댓글도 많다”며 “제 영상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니까 정말 신기하다”고 했다.
이 덕분에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됐다. JTBC 예능 ‘랜선라이프’에 나와 집밥 레시피를 선보였고, 《심방골주부의 엄마손 집밥》이란 책도 출간했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어요. 유튜브 같은 새로운 창구가 생겨서 누구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됐잖아요. 더 늙기 전에 용기를 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