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와 횡령, 배우자 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송인 낸시랭의 전 남편 왕진진(본명 전준주)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훈 부장판사는 22일 횡령·사기·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왕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왕진진은 다리를 다친 듯 목발을 짚고 법정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날 재판부는 왕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왕씨는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이나 피해자와 관계 등을 고려해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했다.
재판부는 "누범 기간에 사기 범행을 저지른 점과 피해액이 수억 원에 이르고 범행도 연쇄적이었다"면서 "배우자인 피해자에게 한 폭력의 내용과 수법, 반복성에 비춰볼 때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우자의 동영상과 사진을 폭로할 것처럼 불안감을 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피해자는 배신감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언론에 내용이 알려져 방송활동을 하는 피해자로서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여러 사기 혐의 가운데 400만원을 편취한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왕씨는 도자기 수백 점을 받고도 대금을 주지 않은 혐의(횡령 등)로 2017년 8월 기소됐으며 이후로도 여러 건의 사기와 낸시랭에 대한 상해,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재판부는 7차례 기소된 왕씨의 사건들을 병합해 심리했다.
낸시랭은 지난 2017년 12월 왕씨와 혼인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10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혼할 뜻을 밝히고 이후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왕씨가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며 6월 11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