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최근 김치가 자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이 종종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매체들이 올해 1분기 한국이 수입한 김치 100%가 중국산이라는 통계를 들어 "소비자가 중국산 김치를 선호한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김치 수입량은 6만7949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 수입은 모두 중국 제품이었다. 금액으로는 3850만달러(약 430억원)어치가 수입됐다.
한국의 중국으로의 김치 수출은 8.2t으로 수입량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한국의 대중국 김치 무역수지 적자는 3845만달러에 달했다.
한국의 전체 김치 수출량은 1만1181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늘었으나 여전히 수입량에는 6분의 1에 그쳤다. 다만 수출하는 한국산 김치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금액으로는 4657만달러(약 520억원)어치가 수출됐다. 전체 김치 무역수지는 806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의 전체 김치 소비량 중 35% 정도는 수입산, 즉 중국산이라며 한국의 중국산 김치 수요를 통해 양국 간 '지속가능한 협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전했다.
리톈궈 중국 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 및 국제 전략연구원 부연구원은 "배추 가격이 저렴한 만큼 중국산 김치가 한국산보다 매우 우위에 있다"며 "많은 한국 식당이 품질 좋고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더욱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김치 기원 논쟁과 관련해 "양국에서 문화 관련 서로 다른 목소리가 있지만 소비자의 실제 구매 선택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일반 한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김치 기원 논란과 비위생적 김치 담그기 영상 등으로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신감이 일고 있다. 중국의 유명 블로거가 김장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중국음식(#ChineseFood)'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논란이 됐다. 또 중국의 야외 구덩이에서 배추를 절이고 상의를 벗은 남성이 그 안에서 일하는 등 비위생적인 절임 배추 제조 현장을 담은 이른바 '알몸 김치' 영상이 확산하기도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