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월화수목토토일', 주4일만 근무하는 사회?
'주4일제'. 아직 주 52시간 근무도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꿈만 같은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주5일제 논의 때 나라 망할 걱정 했었지만…그러나 미국에서는 벌써 27%(美 인사관리협회 통계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이 주4일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스페인은 아예 정부 차원에서 도입에 나섰다. 일본에서도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할까. 주4일제는 아니지만 몇몇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4.5일제가 시행 중이다. 생산성 저하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비교적 호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4일제에 앞서 주5일제는 2004년 단계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당시 주5일제 도입 자체를 두고 각종 논란이 있었다. 이른바 '놀토(노는 토요일)'가 도입되는 것에 환영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생산성 저하를 우려한 것.
당시 한국 사회에서는 "나라가 망한다"며 주5일제에 대한 극렬한 반대가 있었다. 2003년 8월29일 주5일근무제를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은 준비 단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되기까지도 엄청난 반대에 휩싸였었다. 주5일제 논의 때 나라 망할 걱정 했었지만…재계 측에서는 근로시간이 줄면 그 자체로 13.6%의 임금인상 효과가 있어 중소기업들이 다 죽는다며 중소기업을 걱정했다. 결국 재석 의원 230명 중 141표 찬성(반대 57, 기권 32)으로 법안이 통과됐다. 현대·기아차에 이어 정부와 공공기관을 거쳐 주5일제가 전면 시행됐다.
걱정하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나라 경제는 망하지 않았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이후 꾸준히 성장해 주5일제 도입 3년 만인 2007년 2만 달러를 돌파했고, 2018년엔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제는 오는 2028년 4만 달러 돌파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적용했던 '놀금'(노는 금요일)을 격주로 확대했다. 월간 단위로 따지면 사실상 주4.5일제인 셈.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5년부터 월요일 오후에 출근하는 주 4.5일 근무를 운영 중이다. 에스케이(SK)그룹도 2019년 월 2회 주 4일 근무를 도입했다.
입법을 해야하는 국회 역시 관련 논의를 반년째 이어오고 있다. 대표주자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다. 그는 지난 4·7 보궐선거 당시에도 서울시장에 출마하며 '주4일제'를 전면에 내걸었다. 조정훈 "다음 대선서 주요 이슈로 만들 것"조 의원은 지난해 12월 영국 켄트대학교와 함께 주4일제 논의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후 총 5회차에 걸쳐 주4일제가 불러올 변화를 여성과 청년, 환경과 정치 등으로 나눠 살펴봤다.
조 의원은 이 같은 논의를 토대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여권 단일화 과정에서 주4일제를 주요 이슈로 끌어냈다. 당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조 의원의 공약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는 주4.5일제에 초점을 맞췄다.
반년간 국회에서 주4일제 관련 이슈를 선도해온 조 의원은 향후 대선 국면에서도 해당 이슈가 논의될 수 있게 역할을 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조 의원은 "주4일제를 원하는 국민 100만 명을 모아서 다음 정부에서 최소한의 로드맵을 만들 수 있게 만들 것"이라며 "아직 걸음마 단계의 논의 수준이지만 거대 여당에서도 공식 후보가 관심을 보였던 만큼 정치권에서도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