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회삿돈 1억으로 딸 포르쉐 리스하고는 "안전 위해"

입력 2021-04-21 13:30
수정 2021-04-21 13:32

횡령·배임 혐의가 제기되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동료 의원들에게 친서를 보내 선처를 호소했다.

21일 YTN 보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친서를 통해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놨다.

검찰은 이 의원과 일가의 횡령·배임 피해 금액이 555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횡령 혐의 중엔 회사 자금 1억1062만원을 들여 딸에게 포르쉐 자동차를 리스해 사용하게 한 부분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과거 교통사고를 당한 딸의 트라우마 때문에 안전을 위해 포르쉐 차량을 구매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친서를 통해 검찰이 제시한 횡력 액수에 대해서는 2017년 이전에 변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빼돌린 돈을 다시 회사에 돌려줬다고 해도 횡령 혐의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 밖에도 이 의원은 "검찰은 여러 차례 압수 수색과 소환조사를 통해 필요한 증거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는 현역 국회의원인 저를 구속하려 한다"며 "아직도 검찰은 구속하면 성공한 수사, 구속 안 되면 수사 실패라는 잘못된 관행과 악습의 굴레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의원총회를 거쳐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추진한다.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미 국회 본회의에 보고가 돼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체포동의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 의원이 내놓은 해명에 대해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파렴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딸 포르쉐는 교통사고 트라우마 때문에 안전한 차를 리스했다고 하는데, 딸 안전이 우선이면 회삿돈 말고 자기 돈으로 차량을 구입하는 게 정상"이라고 했다.

이어 "황당한 변명을 하는 걸 보니 아직도 본인은 죄가 없는데 검찰이 정치적으로 무리수를 두는 거라고 억울해하는 것 같다"며 "잘못을 인정하지도 책임을 인정하지도 않는 뻔뻔함을 넘어 죄의식 자체가 없는 것이다. 평생을 그리 살아왔기에 엄연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의식이 없는 후안무치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