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20일(08:1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이에스앤디가 1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대규모 오버행(잠재 매도물량) 우려로 지속됐던 주가 하락세가 멈추면서 자금 조달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국내 주택 공급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것도 호재라는 평가다.
자이에스앤디는 114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위해 오는 26~27일 주주들과 우리사주조합을 상대로 청약을 진행한다. 21일 그동안의 주가 흐름을 반영해 신주 발행가격을 확정할 계획이다. 새로 발행할 주식은 1200만주로 현재 발행주식(2678만2520주)의 44.8%에 달한다. 이 회사는 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주택 개발을 위한 토지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다.
증자 발표 후 한동안 이어진 주가 하락이 멈추면서 주주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4일 1만2150원이던 자이에스앤디 주가는 3월10일 1만450원까지 떨어졌다. 대량의 신주가 유통시장에 풀리면서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짓눌렀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GS건설마저 배정받은 신주(587만2195주)의 절반만 사들이기로 결정하면서 오버행에 대한 불안감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조정을 받은 주가는 그 이후 바닥을 다지며 이달 들어 1만1000원대에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일 자이에스앤디 주가는 1만950원으로 신주 발행 예정가격(9520원)보다 15% 높다. 신주 상장일인 다음달 13일까지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으면 청약에 참여한 주주는 쏠쏠한 시세차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주가 흐름이 안정을 찾은 덕분에 GS건설은 지난 8일 장외에서 신주인수권증서 293만5715주를 처분하는 데 성공했다.
주택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받쳐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이 민심을 잡을 핵심요인으로 떠오르면서 여당과 야당 모두 경쟁적으로 주택 공급 확대 의지를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지난 8일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 또한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주택 공급물량을 늘리기 위한 각종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정치권의 변화로 민간을 통한 주택 공급이 늘어난다면 자이에스앤디의 성장세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이에스앤디는 최근 5년간 꾸준히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562억원,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1%, 65.9%씩 증가했다.
유상증자 청약이 흥행하는 것과 별개로 신주 상장 직후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평가다. 주주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보유 주식 중 일부를 매도할 수 있어서다. 이번에 발행될 신주 중 상장 후 곧바로 팔 수 있는 물량은 약 666만주로 추산된다. 유상증자 후 자이에스앤디의 총 발행주식의 17% 수준이다.
유통주식 확대가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그동안은 GS건설의 높은 지분율로 인해 거래가 가능한 주식이 적다보니 주가 상승을 위한 추진력을 덜 받았다는 것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